"지역사회와 함께 5.18 재단 혁신 공론화에 나서라" 논평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

김영진 5·18기념재단 이사장 사퇴 소식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가 "밀실추천에 따른 사필귀정"이라며 "재단은 혁신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5.18재단의 혁신을 제기해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진보연대는 20일 오후 김 이사장의 전격 사퇴에 따른 논평을 발표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연, 광주진보연대, 광주민예총, 참여자치21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15일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재단의 대혁신'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날 시민사회는 "5.18재단 상임이사 사퇴와 공모 중단, 범시민개혁위원회 구성, 광주시의 5.18재단 정상화 대책 촉구 등"을 주장했다. ⓒ광주인


김 이사장은 지난 2일 이사장으로 선출된지 18일 만에 재단 이사회에 '일신상의 이유'로 들어 사퇴 의사를 재단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그동안 이사회구성부터 재단운영 전반에 이르기까지 언론과 지역사회의 질타와 냉소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혁신 요구는 외면한 채, 소위 셀프개혁과 밀실추천에 따른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결과로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막 선출된 이사장의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김영진 이사장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재단의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 준 측면에서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 단체는 "큰 유감은 5·18기념재단을 총체적 난국으로 빠지게 만든 당사자들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책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실질적 책임이 있는 김아무개 상임이사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단의 모든 직위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김 상임이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사장과 상임이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원선출을 서두르는 것은 또 다른 불신과 갈등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사죄와 성찰을 요구했다. 

또 단체들은 "이사장 추천과 상임이사 공모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재단혁신을 위한 마음과 지혜를 모으는 공론화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5·18기념재단은 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온몸으로 받아 안고 실추된 명예와 광주의 자존을 회복하는데 살신성인, 환골탈퇴의 모습으로 함께 나서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이사장 사퇴에 따른 대책과 상임이사 임기만료에 따른 거취 표명 등을 밝힐 예정이다.

 

논평 [전문]

 5·18기념재단 김영진 이사장 사퇴에 대한 시민사회 입장

 5·18기념재단 김영진 신임 이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그동안 이사회구성부터 재단운영 전반에 이르기까지 언론과 지역사회의 질타와 냉소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혁신 요구는 외면한 채, 소위 셀프개혁과 밀실추천에 따른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결과로 사필귀정이라 하겠다.
 
이제 막 선출된 이사장의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이다. 하지만 김영진 이사장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재단의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던져 준 측면에서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더 큰 유감은 5·18기념재단을 총체적 난국으로 빠지게 만든 당사자들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책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실질적 책임이 있는 김양래 상임이사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단의 모든 직위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 그것만이 실추된 기념재단의 위상과 5·18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시민들로부터 영원히 버림받을 수 있음을 뼈아프게 느껴야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이사장과 상임이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원선출을 서두르는 것은 또 다른 불신과 갈등만을 초래할 뿐이다.
 
우선, 재단은 사태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며 5·18영령들과 지역민들에 사죄하고, 근본적 성찰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뼈아픈 다짐을 해야 한다.

 아울러 이사장 추천과 상임이사 공모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재단혁신을 위한 마음과 지혜를 모으는 공론화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

 5·18의 정신과 숭고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은 광주시민 모두의 소임이자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일이다. 5·18기념재단 또한 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온몸으로 받아 안고 실추된 명예와 광주의 자존을 회복하는데 살신성인, 환골탈퇴의 모습으로 함께 나설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거듭 호소한다.

2018. 3. 20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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