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노사 자구안 잠정 합의 앞두고 해외매각으로 돌변

노조, 2일 새벽 광주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해외매각 반대 고공농성 돌입 

"노사의 자구안 잠정 합의안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채권단이 기습적으로 해외매각 입장을 언론에 흘렸다. 대통령 선거 전에 광주.전남지역민과 각계각층이 중국 더블스타로 해외매각 반대입장을 봇물처럼 쏟아 냈는데 채권단은 이를 철저히 묵살한 것이다" 

'해외매각 반대와 체불임금 지급, 채권단 경영정상화 제시'를 주장하며 2일 새벽 5시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 광주공장 인근 속칭 영광통사거리 송전탑에 오른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의 고공농성 투쟁을 지원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 한 간부는 이날 오후 채권단의 해외매각 입장 발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채권단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2일 새벽에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인근 송전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조삼수 금호타이어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이 이날 오후 지상의 지원팀과 무전기로 대화하고 있다. ⓒ광주인
조삼수 금호타이어 대표 지회장이 2일 송전탑 고공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오후 중국 타이어 생산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6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며 올해 상반기까지 성사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가 성사될 경우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45% 지분을 갖는 최대주주가 된다. 

투자조건으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 동안 보장하고, 지분 매각 역시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제한하기로 했다고 채권단이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 한 간부는 "노사 자구안 잠정안에서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복지후생비용 축소 생산가동률 100% 보장 등 노조가 대폭 양보하면서 잠정 합의안을 협상했는데 채권단은 끝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해외매각 입장으로 돌변했다"며 "무기한 고공농성을 통해 해외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자구안 잠정합의안 제출을 앞두고 채권단이 다시 구체적으로 더블스타 유상증자 추진과정을 전격 공개한 것 배경을 두고 노동계는 "채권단이 노조를 압박하여 더 많은 양보를 얻기 위한 카드와 동시에 정치권에 책임전가를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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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 여론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물론 각 정당 대선후보 그리고 광주전남 경제계를 비롯한 정치권 등 각계각층이 일제히 반대입장과 성명을 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1인 시위 등을 펼치기도 했다.

노사 자구안 잠정 합의안 과정에서 양쪽을 중재 해왔던 윤장현 광주광역시장도 2일 오전 노조의 고공농성 투쟁 현장 방문에 이어 곧바로 상경하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해외매각은 노조 동의가 우선돼야한다"며 강하게 유감  입장을 피력했다. 

윤 시장은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문제는 모든 시정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채권단의 해외매각 유상증자 재추진 입장에 대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정치권과 출마예정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면서 실질적인 해결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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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가 송전탑 고공농성 지원을 위한 천막을 설치했다. ⓒ광주인
노조간부들이 고공농성장 펼침막을 고정하고 있다. ⓒ광주인
노조간부와 민중당 소속 김선미 광주광산구의회 의원이 2일 오후 고공농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인
고공농성을 지원 중인 금호타이어 노조간부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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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아래에서 지난가는 광주시민들이 고공농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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