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시장, 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만나 의견 전달

“지난해 이 회장의 노사합의안 수용 약속 안 지켜져 유감”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2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에서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내용의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해외매각은 노조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시장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히 상경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광주시가 전했다.
 

조삼수 금호타이어노조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이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인근 송전탑에 올라 채권단의 해외매각 반대와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며 고공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채권단이 해외매각을 철회할 때 까지 고공투쟁을 무기한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인


이 자리에서 윤 시장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자구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며 “이 회장이 지난해 10월 광주를 방문해 ‘노사가 합의를 하면 그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입장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며, 그 발언에 대해 노사뿐만 아니라 지역민 모두가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노사가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물리적 충돌 없이 대화를 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 광주시도 지역민의 간절한 열망을 안고 함께 참여해 2월28일 어렵게 자구안을 마련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그럼에도 산업은행이 이를 거부하고 해외 매각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역의 정서와도 배치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 시장은 “이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이다”고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금호타이어 정상화는 반드시 노사의 합의된 입장을 존중하며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외 매각은 노조의 동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만큼 노조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박병규 광주시 경제부시장도 시청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노사의 자구안 합의를 노사간 합의로만 보지 않고 사실상 노사와 산업은행의 합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시장은 “크고 작은 것 구분 없이 산업은행의 동의․조율을 거치지 않고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이번 자구안 합의 과정에서도 충분하게 조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더블스타와 6천4백여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며 올해 상반기 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더블스타의 유상증자가 성사될 경우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가 된다.

더블스타는 투자 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 동안 보장하고, 지분 매각 역시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제한하기로 했다고 채권단이 밝혔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새벽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 지회장이 해외매각 반대와 체불임금 지급,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제시 등을 촉구하며 광주 광산구 영광통 사거리 송전탑에서 무기한 고공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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