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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와 GM군산 ...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 정찬호 노동활동가
  • 승인 2018.02.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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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부실경영에 GM 군산공장 철수문제까지 불거져 호남지역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기업회생 절차라는 워크아웃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GM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대우차를 인수한지 16년 만의 일이다. ‘부실경영’과 ‘먹튀’로 임금이 삭감되고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들에게 작금의 상황은 공황(CRISIS)에 버금가는 공포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달 20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자구안 폐지. 구조조정 반대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제공


오늘날 기업들의 부실 도산 철수 인수합병 등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일상적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에 속한다. 유한한 시장은 수많은 경쟁자들과의 평화를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여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오로지 자신들의 상품을 더 많이 팔고 더 많은 이윤을 축적해야 만이 기업의 생존은 보장된다. 자본의 경쟁은 호황이냐 불황이냐를 따지지 않는다.

호황국면은 구매력이 확장되기에 경쟁이 덜 치열하나 이 역시 신기술 개발이나 가격 경쟁에서 밀린 자본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는 구매력 수축으로 많은 자본들이 폐기되며 경쟁자들의 무덤이 산을 이룬다.

특히 불황기에도 살아남은 대자본은 도태된 경쟁자들을 아주 싼 가격에 먹어치우게 되고 자신들만의 독점적 지위를 장악하는 데 한발 앞서나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위 구조조정이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본의 생존전략이며 호·불황기를 가리지 않는다.

금호타이어와 대우차자본이 매각이나 워크아웃 과정을 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문어발식 경영이든 지급보증에 의한 유동성 위기든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피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금호타이어와 GM군산공장은 우리나라 내수시장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들의 자본으로 타이어와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짓고 완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판다.

국내 생산 자본들의 경쟁 상대는 이들 중국자본 만이 아니다. 미, 일 등 글로벌 초국적 자본들과 물고물리는 사투를 벌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밀린 자본은 잡아먹히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다.

중국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 스마트폰 또한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금호타이어 유동성 위기와 GM 먹튀의 저변에는 이러한 양육강식 시장 쟁탈전이라는 자본운동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차에서 GM으로 넘어간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듯 향후 GM이 존속하거나 다른 자본이 군산공장을 인수한다 해도 그리고 금호타이어를 새 자본이 인수한다 해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만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부실운영과 먹튀 문제에 대항해 노동자는 어떻게하면 생존권을 지켜낼 수 있을까? 구조조정 사업장의 투쟁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고용, 단체협약, 노동조합 3승계가 중심이다.

그러나 과거 투쟁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노동자 문제는 제외됐었고 심지어 정규직의 방패막이가 되기도 했다. 또한 숱한 투쟁들이 벌어졌지만 승리한 노동조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투쟁결과 노조탄압, 해고, 임금삭감, 노노 갈등, 노조탈퇴, 상급단체 변경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자본 측도 사생결단으로 나오기에 노동조합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투쟁 중 하나가 바로 이 구조조정 투쟁이다.

구조조정에 맞서 노동자들의 고통을 없애는 길은 영원히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양육강식 시장경쟁을 없애고 필요한 만큼 계획적으로 생산하면 된다.

계획경제를 실시하면 기업이 부도날 일도 없고 노동자들이 실직하여 길거리로 내쫓길 일도 없게 된다.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한다. 그러면 반대로 다른 해결방안이 있느냐고 묻겠다.

세금을 쏟아 부어 수명을 연장시켜주고 막대한 손해를 보고 새 주인에게 헐값에 팔아넘겼지만 해고나 임금삭감 비정규직화를 막지도 못했고 격화되는 경쟁을 없애지도 반복되는 운명의 사슬도 끊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시장경제가 아닌 다른 세계가 열려야 만이 가능할 뿐이다. 다른 세계로 통하는 열쇠는 시장경제로부터 가장 큰 고통과 희생을 당하고 있는 노동계급에게 있다.

지금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하여 전국 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치고 명실상부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룬다면 다른 세계는 분명 현실이 될 것이다.

노동자 세상은 노동자들이 뭉치고 자각한 만큼만 열린다. 당장은 어려울 지라도 미래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마음으로 외쳐야 한다. 씨라도 뿌려야 다음에 새싹이 돋아나지 않겠는가!

자본의 매각, 철수, 법정관리 등 각종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맞서 생존권 사수 투쟁을 벌이면서 양육강식 시장경제를 대신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외침 또한 잊지 말자.

정찬호 노동활동가  jeongsi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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