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문]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을 지지하며

각계각층에서 성폭력 피해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연극계에선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자성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21일 150여 명의 연극인들이 모여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을 만들었다. 이들은 출범 성명을 통해 폭력의 실체가 “권위에 순응한 우리 자신이었고, 위계 구조였으며, 침묵의 카르텔이었다”고 말했다.

용기 있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지켜보며 연극인들 스스로 그동안 연극계 내 성폭력 및 위계적인 문화에 대해 반성하고 피해자들과 함께하며 공동체를 변화시키기 위해 힘을 모은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지지를 표한다. 자성적 성찰을 통해 변화를 이루려는 연극인들이 모인만큼 이번을 계기로 “관행”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길 바란다.

연극인들 스스로 연극계를 변화시키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국가기관의 책임 역시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사안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역할이 크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분야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기에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파악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연극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는 일반 사업장과는 다른 노동의 특수성을 갖고 있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예술계는 “학연, 지연, 유명세 등이 얽힌 복잡한 권력관계가 존재”하고, “교육과정의 스승이나 선배가 활동영역에서 동료, 심사위원, 비평가로 이어지는 평생을 걸친 위계관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문체부는 이러한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인지하고 문화예술인 전체 실태조사를 실시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호해야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그 지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조속히 문체부가 부처 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자성적으로 연극계를 개혁하고자 하는 연극인들 지원하길 바란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그 지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용기있게 나선 고발인들과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을 비롯한 연대자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표한다.

연극계에 이어 사회 각종 영역에서도 #With You가 이어지길 바란다. 우리는 앞으로도 피해자들과 연대하여 가해자 처벌과 성폭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With You!

2018. 02. 26.

한국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