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광산구청장, 광주지하철2호선 착공 4대 선결과제 제안

더민주 광주시장 경선을 준비 중인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4대 과제 선결을 전제로 광주지하철2호선 착공을 제안하고 윤장현 광주시장과 정책적 각을 세웠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민 구청장장은 20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를 공개했고, 윤 시장은 다음 날인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 계획대로 추진"을 거듭 천명했다.

민 구청장이 제시한 4대 선결과제는 △민주주의 △교통복지 △경제효과 △분권원칙 충족이다.

민 구청장은 “지하철2호선에 대한 긍정·부정 효과를 시민들이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광주시는 형식적인 공청과정 외에 적극적인 노력을 쏟지 않았다”고 민주주의 제안 이유를 밝혔다.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 그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한 공론화위원회 가동을 제시했다.

민 구청장은 교통복지도 지하철2호선 건설 전에 따져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하철-버스-자전거-도보, 그리고 미래 교통환경 변화 등에 대한 고려가 빈곤하다”며 “이동권, 즉 교통복지 차원에서 지하철이 어떤 역할을 할지, 시민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 구청장은 “지금 이대로라면 지하철이 시민을 돕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지하철을 도와야 할 판이다”고 예측했다.

경제 측면은 예산에 대한 문제다. 민 구청장은 “지하철2호선이 막대한 돈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 돈을 다른 데 쓸 경우 광주시민에게 더 좋은지, 돈을 절약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를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 구청장은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권리가 지역정부에 있다는 의미”라며 “지하철2호선 건설·운영에 대한 국비지원의 체계와 양을 조정할 이유가 자치·분권론에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중앙정부 제시안을 그대로 수용할 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국가운영 원리에 따른 변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분권원칙’에 따라 국비 지원을 늘려 광주의 예산 부담을 경감하자는 게 민 구청장의 제안이다.

민 구청장은 “4가지 선결과제를 해결한 뒤에 착공하는 것이 ‘임기 내 착공’보다 시민의 요구와 이익에 훨씬 부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광주지하철2호선 착공 4 가지 선결과제 제안 [전문]

-임기 내 착공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
-시민 뜻 반영하면 속도 높은 추진 가능

광주지하철2호선, 찬성할 이유도 많고 반대할 근거도 여럿입니다. 찬성, 혹은 반대로 간단히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네 가지 선결과제 해결을 전제로 착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광주지하철2호선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최소 100년 이상 광주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입니다. 공적 역할을 자임하는 정치인으로서 논쟁적인 대형 의제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시민들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광주지하철2호선 ‘임기내 착공’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중앙정부의 입장을 최근에 확인한 바도 있어 지역의 여론이 합리적으로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렇게 의견을 내 놓습니다.

크게 갈래를 쳐서 저는 민주주의, 교통복지, 경제효과, 분권원칙, 이렇게 네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고 봅니다.

⑴ 민주주의

지하철 2호선을 추진하는 데 따른 긍정/부정의 효과를 시민들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론 형성의 기초가 허술한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광주시는 형식적인 공청과정 외에 적극적인 노력을 쏟지 않았습니다.

지하철2호선 건설에 따른 긍정/부정의 효과는 모두 시민들이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시민들의 의견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모든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민의견을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특별한 노력과 방법이 요구됩니다. 사회적 쟁점을 민주적으로 해소한 최근의 사례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사례가 있습니다. 위원회의 결론을 찬반 양측 모두 수용했습니다.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광주지하철2호선 문제에 준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⑵ 교통복지

광주지하철2호선은 다른 교통체계와의 연계성 검토가 부족합니다. 지하철-버스-자전거-도보, 그리고 미래 교통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하는 데 그게 빈곤합니다.

일단 만들면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1호선과의 시너지 효과 외에 다른 전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단지 이동할 수단 하나 더 마련한다는 접근은 곤란합니다. 교통을 삶에 관여하고 전에 없는 생활문화를 창출합니다.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동권, 즉 교통복지 차원에서 지하철이 어떤 역할을 할지, 시민들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지하철이 시민을 돕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지하철을 도와야 할 판입니다.

⑶ 경제효과

지하철2호선 건설과 운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의 문제입니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사회적 투자라 할 수 있는 SOC의 경우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적자여도 사회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흑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그처럼 막대한 돈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 돈을 다른 데 쓸 경우 광주시민에게 더 좋은지, 돈을 절약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기술은 없는지, 이런 문제를 충분히 따져봐야 합니다.

⑷ 분권원칙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실현을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권리가 지역정부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하철2호선의 건설과 운영 관련, 현재 국비지원의 체계와 양을 조정할 이유가 자치‧분권론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더 많은 국비확보 근거로 호남차별 해소와 균형발전론도 보탤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제시한 안을 그대로 수용할 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국가운영 원리에 따른 변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비확보를 더 많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광주송정역이 업무를 시작한 지 104년째입니다. 철도교통망이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은 최소 100년 이상입니다.

겨우 4개월 남은 임기를 놓고 ‘임기내 착공’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시급한 사안이었다면 1년 전에, 2년 전에 왜 추진하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는 게 광주시의 주장인데 1년 정도 더 보탠다고 해서 문제될게 무엇이겠습니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선결과제를 처리하면, 논란 없이 향후 건설 과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습니다. 조금 늦은 착공 시간을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4가지 선결과제를 해결한 뒤에 착공하는 것이 ‘임기 내 착공’보다 시민의 요구와 이익에 훨씬 더 부합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2018년 2월 20일

민 형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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