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오후 2시 광주 운림동 문빈정사 ... 제2주기 추모식에서
불교계, 시민사회, 지인 등 추모비 건립 모금운동 전개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나는 배고프다. 너도 배고프다. 아직도 세계 민중들은 배고프다”며 평생 민중의 벗으로 평화운동에 매진했던 고 정의행 법사(본명 정철) 추모 2주기를 앞두고 불교계와 시민사회, 지인 등을 중심으로 추모비(기억비, 숨결비)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 중이다.
고 정의행 선생은 1958년 전남 순천 태생으로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978년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에 출가했다가 환속한 후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에 참여해 투옥되기도 했다. (아래 고인 약력 참조)
이후 불교 학술운동과 사회운동 그리고 통일과 생명평화운동에 평생을 바쳐오다가 지난 2016년 뒤늦게 발견한 암과 투병 중에 세상을 떠났다. 현재 국립5.18민주묘지에 영면 중이다.
특히 고인이 생전에 저술한 '한국불교통사' 등은 민중불교의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제시하면서 불교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 초에는 지선스님(백양사 방장)과 함께 광주불교교육원을 설립하여 불교 대중화에 앞장섰었다.
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운동을 위한 상주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암투병 중에도 회원들과 현장활동을 펼쳤다.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장헌권 목사(서정교회)는 지난해 2월 1주기 추모시에서 '언제나 살갑고 따스함이 넘실거리며 마음씀씀이 부드러움과 여유로움/ 설렘 가득한 눈빛 호수처럼 고요하고 잔잔한 마음/ 사랑과 진실 눈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얼싸안고 입 맞추는 시심 가득한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라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고인을 기억하는 불교계 지인들도 "정의행 법사는 불교도로서 승속불이(僧俗不二) 유마거사로서 활동하였다"며 "각박해 가는 세상에 스님들 보다 신부님들 보다 목사님들 보다도 훌륭한 행을 하시다 가셨다"고 추모했다.
이번 추모비 건립에 대해 "우리들의 옆에 이런 따뜻하고 든든한 분이 계셔 주셔서 희망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며 "이러한 작은 마음을 모아 고인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제2주기 추모식에 맞춰 추모비를 건립한다"고 많은 후원 동참을 바랐다.
정의행 추모비(기억비, 숨결비)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스님, 이범식 광주. 전남 불교 신도회 회장, 문빈정사 유마거사회, 광주불교 교육원 등 불교단체와 광주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지인 등 개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후원금 모금 등을 펼치고 있다.
오는 24일 오후 2시 광주시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에서 열리는 '평화운동가 고 정의행 법사 2주기 추모식'은 1부 추모예식에 이어 2부에서 추모비(기억비) 제막식을 개최한다.
추모비 글귀는 법선스님(문빈정사 주지)이 쓴 "處染常淨(처염상정)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워지지 않고 진흙탕마저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며 민중의 벗으로 살았던 사람. 정의행 법사를 기억합니다."가 새겨진다.
추모비 후원: 농협 356 – 1198 – 4755 - 03. 김희용
평화운동가 의행(정철)법사 약력 1958년 전남 순천 장천동 출생 - 1984년 광주불교운동의 시초인 무등민족문화회 참여를 시작으로 민중불교운동과 불교 교육운동, 이후 광주불교교육원을 설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