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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운영을 마치며
  • 송한수 광주근로자건강센터장
  • 승인 2018.02.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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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원들과 상의 끝에 2월 6일자로 광주근로자건강센터의 위탁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운영중단결정으로 우리 센터와 올해 노동자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던 관련기관과 사업장 그리고 소속 노동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접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직원은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한시계약직 신분

광주지역 택시.버스 고령운전노동자들이 지난해 5월 조선대학교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고 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제공


우선,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전국 21개 근로자건강센터 중 하나입니다. 근로자건강센터 운영사업은 안전보건공단이 직업환경의학과가 있는 대학 또는 산업보건전문기관에 위탁하는 사업이며, 50인 미만 사업장 및 취약노동자들의 건강관리사업을 목표로 합니다.

이 사업은 3년간 위탁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운영사업은 사업책임자인 조선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가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위탁을 받는 형식을 취하며, 이 사업을 수행하는 인력은 산학협력단의 승인 하에 한시계약직으로 고용되어왔습니다.

*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12년 처음으로 광주근로자건강센터의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어 3년간 위탁운영해온 후 2015년 재공모를 통해 재위탁을 받아 지금까지 총 6년간 운영해왔습니다.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는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대해 재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

2018년은 광주근로자건강센터 3년 운영 사업을 재공모하는 해였고, 조선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에서는 재공모를 통해 다시 최종사업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고용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2년 이상 근무해온 직원들에 대해 재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2년 이상 고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력채용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타 근로자건강센터나 정부에서 위탁운영하는 유사사업에서도 사업기간동안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사업기간동안 고용을 해달라고 설득해왔습니다.

그러나, 한시적 계약직의 2년 이상 계약불가라는 원칙이 조선대학교법인이 모든 기관에 강제하고 있는 원칙임을 알고 더 이상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직원들의 대다수가 그만 두어야 해서, 사업유지가 불가능한 상태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제시한 한시계약직 고용원칙에 따라 광주근로자건강센터를 운영을 한다면, 우리 직원 10명 중 7명이 일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

이 직원들은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을 만나며 건강관리상담과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던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존재해온 것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여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하더라도, 2년 마다 직원을 바꿔야 한다면, 누가 진심을 담아 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이미 그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선대학교법인 산하의 타 센터들을 살펴보니, 잦은 이직과 인적역량의 축소로 인해 사업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명약관화합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업 중단은 다수의 불행. 앞으로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6년 동안 고위험 직종의 산업보건관리사업이라는 영역을 개척해왔습니다. 우리는 정해진 산업보건서비스만을 기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직종의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연계망을 만들었고, 참여형 실습교육을 활성화시켰습니다.

광주센터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산업보건방식은 단언컨대 노동자들에게 애정을 갖고 그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인적역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는 사업중단으로 그동안 축적된 인적역량과 사업관계망이 해체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기간제법이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바꾸는 상황 속에서, 누구도 고용의 책임성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는 현실은 이미 많은 노동자들에게 불행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 사업 중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 민간위탁사업의 고용책임성을 강화하고, 기간제법의 문제점이 개선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8년 2월 6일

광주근로자건강센터장 송한수

송한수 광주근로자건강센터장  kjor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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