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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국민 정신건강 증진법싸움이 없으면 상처도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8.01.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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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해외여행 다녀온 친구를 만났다. 얼굴이 통통하게 살이 찌고 뽀얀 것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얼굴 좋아졌다는 말에 친구가 툭 던지는 대답.

“보기 싫은 것 안 보니까 살찌는 소리가 들리더군.”

아니 저 친구가 살이 마를 정도로 보기 싫은 것이 있었던가. 천하에 착한 친구인데 너무나 놀랐다. 뭐가 그렇게 꼴 보기 싫었냐 다시 물었다. 대답이 간단했다. 국회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아니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불철주야 애쓰시는 의원님들이 계신 곳인데. 그러나 할 말이 없었다. 낮엔 싸우고 밤엔 어울려 밤새워 술 마시고.

■여보, TV 좀 꺼요

도리 없이 TV 뉴스를 본다. 안 보면 큰일 나느냐 할지 모르나 구구한 얘기는 그만두고 별수 없이 TV를, 그것도 정치뉴스를 본다. 그 때 여지없이 뒤통수에 박히는 아내의 송곳 같은 질책. ‘맨날 싸움만 하는 뉴스는 뭐 하러 봐요’

한두 번 듣는 소리도 아니지만 아내의 질책에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남이야 욕을 하든 말든 그래도 속 시원하게 겁 없이 할 말을 할 수 있는 내 팔자가 ‘오뉴월 댑싸리 밑에 개 팔자’라고 부러워하는 친구도 있지만, 뉴스를 보면서 속은 편치가 않다. 저러려고 애걸복걸 표 구걸했는가.

ⓒMBC 영상 갈무리


자유당 시절, 이승만 독재가 국민의 목을 죄고 백주대낮에 사사오입 개헌이 국회를 통과하는 개판이었지만 기개 있는 야당 정치인들의 활약은 한 여름 복중에 냉수 역할도 했다. 여론조사를 하면 욕 많이 먹는 상위랭킹에는 어김없이 국회의원들이 뽑힌다. 억울한 의원들도 무척 많을 것이다. 허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지 않던가.

국회의장 말대로 심의해야 할 법안이 수백 건이라는데 원내 대표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서로 꼬투리 잡아 늘 파행이다. 그냥 쌈하고 세비 받아가는 것이다. 적어도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세금 아깝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그래서 국민에게 재미(?)를 제공해 주시는 것일까. 심심치 않게 구속영장이 신청된다. 그러나 얼마나 현명한 의원이신가. 안전장치가 있다. 회기 중에는 구속이 안 된다. 현행범이 안 되면 구속이 안 된다. 물론 국회 결의가 있으면 예외지만, 국회 결의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척당불기(倜儻不羈)

정치하는 분들의 사자성어 사랑은 지극하다. 국민교양 함양에 대단한 기여를 한다고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척당불기(倜儻不羈)란 사자성어가 떴다. ‘기개(氣槪)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려 지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얼마나 좋은 말이냐. 이를 좌우명으로 삼은 분이라면 인격적으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하나 말조심해야지. 말과 행동은 같아야 하지 않은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표에 대해서 말이 많다. 딱한 말들도 많다. 자신은 아니라고 펄펄 뛰지만 믿고 안 믿고는 국민의 마음이다. 국민의 알아서 해석할 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자신이 걸어온 길에 의해 자신이 평가된다는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의 약속이나 발언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출마당시의 후보자들이 하는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천하의 명심보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선이 되고 의정생활을 하면서 하는 발언들은 어떤가.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의원들의 말은 불신의 표본이다.

의원들 자신도 그런 국민감정을 잘 알 것이다. 왜 말이 그렇게 다르냐고 물으면 국민들이 정치현실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한다. 국민에게 정치를 알려주고 이해시키는 건 정치인의 몫이다. 얼마나 이해를 시키는가. 노력하는가. 국민의 답답한 마음 좀 알아달라고 애원한다.

■막말도 말이다

막말이야 사람이니까 화가 나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한데 왜 걸리는 의원들은 그렇게 많은가. 국민의 민원을 들어줘야 하니까 그렇다고 하지만 강원랜드 같은 곳은 너무 심했다. 그야말로 무더기로 꽂았다. 떨어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용서가 안 된다.

‘여자는 밤에만’이란 말이 있다. 그런 말 안 했다고 펄펄 뛰지만, 하늘이 알고 딸이 알고 자신이 안다. 이런 사람이 제1야당의 대표라면 국민들이 슬프다.

개성공단이 어떻게 숨이 넘어갔는지 밝혀졌다. ‘문 닫아’ 대통령의 한 마디다. 한 마디로 남북대화의 소중한 창구도 사라지고 1년에 수 억 달러를 벌어드리는 사업도 다 망치고 북한이야 까짓거 라고 해도 거덜이 난 사업자가 무슨 죄인가.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이 왜 이랬는가.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갔는가. 배후에 귀신이 있었는가.

당시 여당이던 한국당은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그러나 사죄 소리 못 들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헌다는 소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게이트를 숨기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 청와대 문서가 파기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소리다.

그냥 하는 소린가. 정치인들이 쓸데없는 소리 할 때마다 세금을 매기면 국민들은 세금 안 내고 될 판이다.

홍준표와 류여해의 싸움은 그야말로 벗기기 전쟁이다. ‘여자는 밤에만 어쩌구’하는 것 이외에 앞으로 무슨 말이 더 나올지 국민은 귀를 세우지만, 마음은 더없이 서글프다. 이러지 말라.

■안철수와 사이코패스

국민의당이 볼만하다.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느냐를 두고 대두리 싸움이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지만 ‘바른 정당’이 어떤 정당인가. 안철수는 자신이 대권욕 때문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나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라고 공언했다. 뿐만 아니라, 통합이 되면 유승민과 당대표 경쟁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믿어야 하느냐.

1970대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의 사이코패스(Psychophthy Checklist) 판별법에 의하면 첫인상은 좋지만,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갖고 있으며 자기중심적이고 거짓말을 잘 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일삼는다고 했다.

둘째, 사이코패스는 정서적으로 결함이 많고 "무엇보다 감정이입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감정이 크게 부족하고 냉혹하며 잔인하기 짝이 없으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보통사람보다 더 빨리, 더 자주, 더 극렬하게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낸다고 했다.

정치지도자들은 스스로 되돌아보고 이에 해당하진 않는지 잘 반성해야 할 것이다. 안철수가 국민의 당 창당자금을 자신이 모두 댔다고 했다. 집을 지는데 자금 모두 대면 내 집이다. 안철수가 국민의 당이 내 집이요 하면 할 말이 없다. 돈이 많으니 당 하나 만드는 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당이라는 게 꼭 돈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다. 사람이 먼저다.

“자기 돈 들여 당 만들었다고. 이자까지 따져서 모두 찾아가지 않았는가”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의 정곡을 찌른 질타다. 솔직히 요즘 세상에서 부르는 사이코패스는 일종의 정신병자다. 이들이 보통 국민이라 해도 심각한 문제인데 하물며 정치지도자라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가 제정신만 올바르게 들어 있었다면 어처구니없는 위안부 ‘이면합의’나 개성공단 철수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안철수가 사고를 쳤다. 그의 사이코패스적인 행위는 그만의 책임인가. 아니다. 동조자가 있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가 국민 중에는 없는가. 전두환·이명박·박근혜도 동조자가 있었다. 공범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국민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무슨 때만 되면 의원회관 앞에 산처럼 쌓이는 보따리들. 순수한 선물인가.

“적폐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무해무익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없애야 할 범죄입니다”

며칠 전 만난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오뉴월 복중에 마신 얼음물 한 사발처럼 내장을 쓸어내리는 시원함. 한동안 그의 얼굴을 보며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맞다. 적폐는 피곤하다고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찰내부에서 적폐 피로론이 나온다. 적폐언론이 만들어 낸 것인가. 적폐세력들이 만들어 낸 선동인가.

마지막 기회라고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

왜 입만 열만 정치 욕이냐고 나무라는 분이 계시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못된 사람들 보다는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 믿음이고 희망이고 실제도 그렇다. 좋은 정치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도 좋은 국민이 해야 할 일이다.

상자 속에 썩은 과일 하나가 어떤 결과를 내는가. 사이코패스를 골라내자. 척당불기(倜儻不羈)는 전시용이 아니다. TV에 국회의원만 나오면 싱글벙글 웃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빈다. 촛불로 밝힌 세상, 어둡게 할 수 없다.

새해에는 의원님들이 ‘국민정신 건강증진법’ 만들어 주시기를 기원한다.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kmlee3612@fact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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