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수봉 제11대 광주미협회장 당선자

11대 차기 광주미협 회장으로 한국화가 곽수봉 씨가 당선 되었다. 지난 12월 16일 광주일고 체육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회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곽수봉 씨와 서양화가 김영화 씨가 후보로 나섰으며, 투표권을 가진 전체 유권자 수 878명 중 687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곽 후보가 401표를 얻어 당선됐다.

당선된 광주미협 곽수봉 회장은 “소통·화합하는 미협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메세나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 기금마련을 통해 청년작가들을 키워나가고, 작가들이 여름과 겨울에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재임기간 동안의 포부를 밝혔다. 4년의 재임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곽 회장을 만났다.
 

곽수봉 제11대 광주미협 회장 당선자.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Q_ 당선을 축하한다. 기존의 회장 출마 후보들 대부분은 미술인들에게 인지도가 있었던 것에 반해 곽수봉 후보 이름 앞에선 ‘낯설다’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미협 회장에 출마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어린 나이부터 도제식 수업을 받았다. 늦은 대학 입학으로 갖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먹을 접하고 지금까지 남도수묵화와 함께 했지만 대학을 졸업 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국 타지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다시 돌아온 고향인 광주는 여전히 막막한 곳이었다. 학연·지연·혈연으로 묶여있는 것도 여전했다. 특정대학의 주도로 광주미술은 규정되어 있었기에 내가 졸업한 대학은 변방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시절 내가 겪었던 막막함을 다시 겪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희망과 목표도 없이 지냈던 시간들을 되새김하면서 선배로써 대물림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후보로 나서게 했다.

그래서 내가 후보로 내건 공약이 꿈을 꿀 수 있는 현실이었고, 55세 이상 중견작가들에 대한 복지를 택했으며 남종화의 고장인 이곳에서 전통수묵의 맥을 이어가면서 후학양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이 살면 현재도 살게 되어있다.

Q_ 2017년 광주미협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불편한 시간들을 보냈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회장선거 때마다 터져 나오는 후보들의 회비대납도 그 중 하나다. 개인적 의견이 아닌 미협회장으로서의 답변이 듣고 싶다.

이번 11대 광주미협 회장 선거에는 2400명의 회원 중, 투표권을 가진 전체 유권자 수 878명 중 68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권은 1년 회비 납입자를 뜻한다. 단언컨대 이번 선거에서 회장 투표 때마다 불거졌던 회비 대납은 없었다.

미술인 개인들의 의지로 투표를 했다고 여기면 될 것이고 다시 말하면 그만큼 미술계의 개혁의지가 강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2017년 3월부터 회장 출마 의지를 가지고 한 사람 한 사람 미술인들을 만났었다. 그들 대부분은 학연·지연·혈연으로 묶여있는 이 지역의 미술계를 고민하고 걱정했다. 긍정적인 효과를 낳으며 마음의 표를 획득한 셈이었다. 게다가 선거기간 중 예전과는 다른 양상도 보였다.

역대 선거들이 사람과의 복잡성을 넘어 후보를 음해하고 불편하게 했던 것과는 달리 깔끔한 선거 기간을 지냈고 그 과정 중에서 출마의 변을 냈던 5명의 후보들 중 2명을 남겨두고 자진사퇴 하기도 했다.

선거의 달라진 양상은 미술계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여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회비대납 문제는 정리될 것이다. 회비납입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며 진심은 통한다는 새로운 사실에 중점을 둘 것이다. 미협의 일련의 사건들은 전 회장의 개인적인 문제로 미협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소견이다.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Q_ 4년의 임기동안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무엇에 중점을 둘 것인가.

대나무 하나를 표현하는데도 각각의 다른 표현 방식을 사용하는 이들이 미술인이다. 문제는 호소력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누가,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문제이다.

기업 메세나를 통한 기금마련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기금마련을 통해 젊은 작가를 키우는 일부터 해나갈 예정이다. 미술인들이 너무 어렵다. 예술의 완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렸지만 지원이 없으니 갈 곳도 없다.

후배들에게 목표와 꿈을 만들어 주는 게 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의지도 있다. 역대 회장 누구나 꿈꿔왔던 소망이다. 시립미술관, 문화전당 외에 광주에 전시할 공간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도 전시할 수 있는 곳, 시민들과 소통하며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곳을 찾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인들의 화합과 소통이다.

이 물적 토대 위에서 4년의 임기동안 하나씩 점검하며 실행에 옮겨갈 예정이다. 광주아트페어는 민감한 사안이라 세세하게 들여다 본 후 원로작가와 청년작가들, 지역의 의견을 들어 면밀히 검토한 다음 방향 결정을 할 것이다.

** 윗 글은 <광주 아트가이드> 98호(2018년 1월호)에 실린 것을 다시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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