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2017 추계 정기총회’에서 의장으로 연임한 김희중 대주교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활동에 대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적폐를 청산하고 함께 새로운 시대 대열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이자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광주가톨릭평화방송(cpbc) 시사프로그램 ‘함께하는 세상, 오늘’에 출연해 “적폐청산을 정치적 보복 수순으로 폄하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대주교. 광주대교구장). ⓒ광주인

김 대주교는 이어, “적폐청산 활동을 폄하하는 것은 자칫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생각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5.18 진실규명을 위한 최근 일련의 활동에 대해 김 대주교는 “만시지탄의 상황이지만 지금이라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다행이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청산할 수 있는 5.18문제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지나간다면 또다시 이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청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급속도로 얼어붙은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김 대주교는 “조건없이 남북 대화를 하기 위해 민간인들과 종교인들이 접촉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곤하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핵 포기를 위해 대화를 하자는데 (핵 포기)그것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이해가 되질 않으며, 일단 대화는 목표를 정해놓지 말고 제로섬에서 자기 입장을 충분히 개진하며 양보와 타협을 통해 공통분모를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주교는 특히, “현재 고착화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해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대국민서명운동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도 동참하고, 특히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원회에서도 함께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대주교는 “이번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을 계기로 한국 천주교 차원에서 단순히 탈핵운동만이 아니라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구하고, 우리 국민들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면서 불편한 절약운동을 전개해 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제공

한편 이번에 주교회의 의장으로 연임한 김 대주교는 앞으로 3년 동안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를 이끌게 된다.

194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김희중 대주교는 1975년 사제품을 받고 광주가톨릭대 교수와 금호동본당 주임신부를 거쳐 2003년 광주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으며 2009년 광주대교구장에 착좌했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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