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초교 충효분교 학생들, 독일로 그림편지 보내

“남편이 봤다면 기뻐하고 감동했을 것” 감사 뜻 담아 답신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기자의 부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가 광주 어린이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광주동초등학교 충효분교 재학생 39명은 지난 8월 말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인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부인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편지를 썼다.
 

독일 한인교포가 힌츠페터 부인(왼쪽)에게 광주동초등학교 충효분교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를 읽어주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충효분교 5학년에 재학중인 김하연 어린이는 “힌츠페터 아저씨가 광주에 항상 관심을 가져 주시고 위험을 무릅쓰고 참혹하고 잔인한 5·18민주화운동에 목숨을 걸고 전 세계에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6학년 전해석 어린이는 “5·18의 진실을 우리나라, 전 세계에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며 “진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었을 것이다”는 글과 그림을 함께 보냈다.

손편지운동본부를 통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눌러 쓴 수십통의 편지를 받아 본 브람슈테트 여사는 즉시 광주로 답신을 보냈다.

먼저 브람슈테트 여사는 “그 많은 사랑스러운 단어들, 또 고맙다는 말들을 돌아가신 나의 남편인 위르겐 힌츠페터에게 전한다는 편지를 읽고 계속해서 울고 또 울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남편 힌츠페터가 그림편지를 같이 볼 수 있었다면 아주 많이 기뻐하고 감동했을 것이다”며 “편지를 보내준 학생과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아름다운 나라 한국에서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브람슈테트 여사의 답신을 받은 광주시는 2일 충효분교에 전달했다.

힌츠페터 기자는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으로 있던 1980년 5월20일, 신군부의 허락 없이 광주에 들어와 공수부대의 잔인한 시민학살 장면을 담은 영상을 독일에 송고했다. 또 5월23일 광주로 다시 돌아온 그는 마지막 진압작전까지 카메라에 담은 뒤 전세계에 광주에서 벌어진 만행을 최초로 알려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고 있다.

한편, 광주시는 5·18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10월16일 국회에서 힌츠페터 사진전을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각 정당대표 및 국회의원들은 5·18진상규명특별법의 연내 국회 통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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