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S여고 교장의 ‘아픈 역사를 감춰야 한다.’는 그릇된 역사관과 망언을 규탄하며, 교장의 즉각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한다.

광주 s여고 교장은 ‘위안부 기리기 소녀상 홍보 활동’을 하는 자율동아리 학생들을 향해 ‘아프고 슬픈 역사 보다는 밝고 긍정적 역사를 홍보해야 한다.’, ‘너희도 위안부처럼 된다.’는 막말을 쏟아 냈다. 불의에 분노하고,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며 정의를 지키기 위한 교육을 실천해야할 교육자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학교장으로서의 품위를 잃어버린 언사이다.

광주는 군부독재에 저항하여 자유, 민주, 평화를 지켜온 5.18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희생과 아픔의 역사가 있다. 광주시민들은 이 아픈 역사의 진실을 알리며 오랜 세월동안 싸우고 투쟁해왔으며, 이 땅의 불의와 폭력에 감춰지고 은폐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며 지속적으로 그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성 노예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학생들의 활동은 바로 그러한 실천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자유와 민주의 헌법적 가치를 고양해야할 학교가 마땅히 격려하고 지원해야하는 활동인 것이다. 따라서 행사를 방해하며 위안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학교장의 행태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이름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시 교육청은 해당학교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학교의 비민주적, 비인권적 운영실태 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해당 학교장은 동아리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에게 사과하고, 언론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해야한다.

셋째, 이번 사태와 관련된 학생들에 대한 불이익이 없어야 할 것이며, 자율동아리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이를 훼손하는 부당한 간섭과 지시를 배제할 수 있는 근본적․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일본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 및 배․보상요구에 무 대응으로 일관하며 역사의 망각으로 떠넘기려고 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스스로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하며 연대의 힘으로 진정한 사과와 배․보상을 이루어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럼 점에서 다시 한 번 학생들의 순수한 뜻을 왜곡하는 학교장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비판하며, 학교장의 깊은 참회와 반성을 요구한다.
2017년 9월 15일

전교조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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