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우체국노조, "명예회복. 순직처리. 책임자 처벌 등" 촉구

우체국노조, "올해 15명 과로사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사망" 

교통사고 후 치료 중에 '출근 강요' 문자메시지를 받고 목숨을 끊은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아무개(53)씨 유족과 노조가 7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순직 인정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씨는 지난 5일 오후 5시께 광주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두렵다, 이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라네. 사람 취급 안하네. 가족들 미안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에 대해 유족과 우체국노조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병가를 내고 집에서 치료 중이었는데 우체국은 출근을 종용하는 문자를 보냈다"며 "고인의 명예회복은 물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고인의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후 치료중에 출근 강요 문자메시지를 받고 지난 5일 목숨을 끊은 서광주우체국 집배노동자 이길연씨의 영정이 광주기독교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고인의 유족과 동료노동자들은 7일로 예정된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하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순직인정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공공노총 우체국노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광주지역시민사회노동단체 집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2시 서광주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노동자의 장시간노동을 방치하고, 과로사를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대표적인 정부기관"이라고 집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규탄했다.

이어 "고인은 서광주우체국에서 집배노동자로서 성실하게 근무하다 최근 업무 중 사고를 당하여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치료를 받고 있던 도중 우체국 관리자들부터 출근을 강요당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고인은 9월 5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추모했다. 

우체국노조 또  "지난해 집배노동자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 근무시간이 2천 9백여 시간에 이르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근무시간을 2천 5백여 시간이라고 강변하며 집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부인하고 있다"며 "올해 전국에서 15명의 집배노동자가 과로로 5명, 자살로 7명,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교통사고 및 질병으로 인한 치료 후 현업에 복귀하는 노동자의 건강을 재확인 △노사 합의속에 배치하는 건강관리 매뉴얼 즉각 시행 △자살사건의 근본원인철저 조사와 관련자를 처벌 △재발방지 대책과 순직 인정"을 주장했다.

김종웅 공공노총 전국우체국노동조합 위원장은 "7일 오후 서광주우체국 관계자와 우정노조 간부들이 찾아와 유족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유족들과 함께 고인의 명예를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우정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연이은 집배원 사망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상황에서 또다시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자택에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여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고인이 교통사고로 병가를 사용한 후 지난달 31일 오후 9시 21분고인의 건강상태와 추가 병가사용 여부 등 단 한차례 업무상 전화했다"고 해명했다.

또 고인의 사망추정 시간 이후 보낸 문자메시지는 총 3회로 우본 집배실장이 2회, 물류실장이 1회 전송했다고 밝혔다.

서광주우체국 집배실장은 지난 4일 오후 4시 10분에 이씨에게 "낼부터 출근한가?", 지난 5일 오전 8시 24분 "A씨, 전화 몇번 시도했는데 연락이 안돼네. 전화 좀 다오. 아무 연락이 없으면 무단결근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고 우정청이 밝혔다.

서광주우체국 물류실장도 지난 5일 오전 8시 33분에 "물류실장입니다. 몸은 괜찮으신지요? 진단서 병가기간은 끝났고, 추가로 쉬려고 하면 국에 연락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 복무관리를 할수가 없네요. 빠른 연락 바랍니다. 연락이 없으면 무단결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자메시지를 이씨에게 전송했다고 우정청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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