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부활운동을 전개하자"

오늘(18일)은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8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남북문제가 핫 이슈로 부각되고 전쟁 이야기가 오고가는 위중한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럴 때 DJ가 있었다면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하며, 그 분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중요성에 비추어, 그리고 DJ가 남북관계에 기여했던 공적을 고려할 때 DJ에 대한 추모열기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2주 전쯤에는 목포에서 추모 문화제가, 광주에서는 추모 음악회에 있었고 오늘오전에는 추모제가 있었지만 모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 참석하여 추도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북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생존에 자주 주장한 해법은 일괄타결론이었습니다. 북한은 핵개발을 동결하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고, 남한은 경제적 지원을 하여 동북아의 펑화 속에서 남북이 공존공영하자는 것입니다.

이어 대해 북한 붕괴론자들은 일괄타결책이 김정은 정권 도와주기라고 맹비난입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을 변호하는 사람들은 미국은 핵무기를 소유해도 되고 북한은 왜 안되느냐고 반문하며 DJ를 반미의 연장선상에서 시큰둥하게 바라봅니다.

그런가 하면 정치인들은 보수층과 미국 등으로부터 몰매를 맞을까 두려워 일괄타결론에 아예 눈감아 버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위기는 외부적 요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이런  현상에서도 연유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불바다 운운하며 막말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대한민국 대통령 마저 거기에 합류했다며 어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습니다. 촛불혁명이 성공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사령탑이 된 것은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불안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드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대통령이 과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평화적 방법을 고수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도 듭니다. 대북정책을 성공시키려면 무한한 인내심, 미국과 북한을 설득할 외교능력, 남한의 정치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용기와 신념 등이 필요합니다.

문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제발 노무현 정부를 본받지 앓기를 바랍니다. 대통령이 왔다갔다 하면 절대로 정주영회장의 소떼몰이 발상 같은 것도 나올 수 없습니다.

남북화해정책의 이정표는 누가 뭐래도 DJ가 세웠습니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앞으로도 결국 그 방법 밖에 없을 것입니다. DJ는 1971년 대선 때 4대국 보장론을 제기한 이래 줄곳 '동북아 평화속의 한반도 평화'를 외쳤습니다.

대북문제에 관한 한 DJ보다 더 진보적인 현실 정치인은 없었다는게 제생각입니다. 정치권이 무서워 일괄타개책을 차마 입에 못 꺼내는 이 시점에서 DJ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나서 햇볕정책 부활운동을 전개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통일문제에 대한 열정이 많은 진보진영이 DJ와 그의 햇볕정책을 좀더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부활운동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DJ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면서.

2017년 8월 18일

최영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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