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협 17일 성명 발표

성명 [전문]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중단하고,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는 정상화를 위해 직접 나서라!

지역경제 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에 의해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될 위기이다. 이에 우리는 지난 7월 25일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중단하고,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부실한 해외매각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광주시와 정부의 태도는 안일함을 넘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부실한 해외매각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해외자본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등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지 답답한 노릇이다.

허용대 금호타이어 노조 지회장이 지난 16일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이에 시민협에서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대안은 없는가’ 라는 긴급토론회를 오늘(8.17) 개최하여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지역사회의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광주시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책임있는 직책의 인사들이 의전상의 이유 등으로 참여를 거부하면서 토론회는 무산되었다. 우리는 토론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대안을 고민하고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에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자 하였으나, 토론회가 무산되어 이 자리를 통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절차를 중단하라.

세계 12위의 금호타이어를 세계 35위의 중국 기업 더블스타에게 넘기는 것은 부실 매각이 될 우려가 높다. 일본은 도시바의 매각을 중국계 기업의 높은 가격의 인수조건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우선으로 판단하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다 거시적이고 국익에 부합하는 전략적 판단으로 부실 우려가 큰 해외매각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당장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방산업체이자 세계적 타이어기업인 금호타이어를 ‘먹튀’가 예상되는 중국기업에 성급하게 매각하려 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큰 우를 범하는 것이다.

2. 국회는 해외 자본의 ‘먹튀방지법’을 제정하라.

이미 우리는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먹튀 해외자본이 생산 기술만 고스란히 챙긴 후 무차별적 구조조정과 노동자 해고, 법정관리의 수순을 밝고도 아무런 제제없이 자국으로 돌아간 사례를 보았다. 이와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외 자본의 먹튀 방지를 위한 법안이 즉각 제정되어야 한다. 금호타이어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850여개의 독자 기술과 글로벌 특허권 50여건, 방위산업체로 국방부에 납품하는 기술력 등도 제도적으로 보호해야한다.

3. 박삼구 회장과 현 경영진, 산업은행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부실화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자체 기술력을 보유해 브랜드 가치, 영업력이 높은 우량기업임에도 모기업인 금호그룹의 무리한 인수합병 과정에서 부채를 떠안아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임금동결 등 노동자의 희생이 강요된 워크아웃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부도위기에서 회생시키는 과정에서 부실경영의 책임은 결국 성실히 일한 노동자에게 전가되었다.

부실경영으로 근본책임이 있는 현 금호그룹은 우선매수자로 자격이 없는 부도덕한 기업이다. 그럼에도 박삼구 회장은 또 다시 상표권을 빌미로 자신의 이익만 취하려 하고 있다. 지역의 해외매각 반대 여론은 박삼구 회장등 기존 경영진에 힘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희생만을 강요당한 노동자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4. 광주시는 금호타이어를 광주형 일자리, 광주형 모델로 만들어라.

광주시가 말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는 지금까지 실체도, 구체적 성과도 없다. 광주시는 알짜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금호타이어를 광주형 모델로 준비하라. 정부와 산업은행에 해외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금호타이어를 광주시민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공익기업법인화에 나서라.

타당성이 의심되는 토건개발 사업인 광주-대구간 내륙철도 건설에 국비5조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대형 건설업체만 배불리는 불필요한 토건사업비 5조원 보다는 몇 천억을 투입해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키는 것이 지역경제와 시민을 위해 실효성 높은 사업이 될 것이다. 윤장현 시장이 지금 사력을 다해야 할 일은 금호타이어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윤장현 시장이 외쳤던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멀리서 찾지 말고, 지금 금호타이어를 통해 노사공동경영의 ‘광주형 일자리’를 실현하길 바란다.

우리의 제안은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사태가 불러올 지역경제의 불행을 막고자 고민한 결과이다. 광주시와 문재인 정부, 집권여당인 민주당, 지역의 여당이라 주장하는 국민의당, 전문가 등 누구도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채권단의 잘못된 판단과 정치권의 방관으로 부실 해외매각 된다면 금호타이어 노동자의 고용 불안을 넘어 지역경제가 파탄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저지하고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 연대하여 위기를 해쳐나려 한다. 어제(8.16) 금호타이어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해외매각 저지를 대책위를 제안하였다. 시기적으로 좀 늦은 것은 아쉽지만 노조가 대책위의 구체적인 구성안을 제안해오면 지역의 시민사회, 노동계, 제정당과 함께 해외매각 저지를 위해 힘을 보태고자 한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에 시장논리를 내세워 방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 정치권은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7년 8월 17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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