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이사, 개인 성명 발표... "일부 이사 이권개입" 폭로

"부끄러움만 남은 조선대 이사직을 벗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자" 제안 

조선대학교 구성원과 광주전남시민사회가 조선대학교 이사회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 이사가 동료 이사들에게 동반사퇴를 제안했다.

이광호 조선대학교 이사.

이광호 조선대학교 이사는 16일 '개인 입장문'을 통해 "저는 지금의 이사회는 ‘자격없는 이사회’라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참담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우리 이사진도 이젠 인정할 것은 깨끗이 인정하고 우리의 진로를 결정할 때가 이미 지났다"고 동반사퇴론을 주장했다.

이 이사는 "조선대 이사 자리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학교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자리"라며 "그러나 공공성 보다는 이사직을 개인의 명예와 사적 이익을 채우는 지렛대로 이용하기에 바빴다"고 이사회의 폐단을 지적했다. 

또  "(이사)누군가는 학교에서의 영향력 확대에만 집착했고, 누군가는 더 이상 갈 자리도 없으니 자리보전에만 급급했다"며 "또 누군가는 취업문제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다"고 일부 이사진의 이권개입을 간접적으로 폭로했다.

이 이사는 "강현욱 이사장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이사들은 강동완 총장이 이사들을 내쫓고자 범대위를 배후조정하고 있지는 않는지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고, 최소한 강총장이 부화뇌동하여 범대위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이사회의 관점을 비판했다.

이어 " 강동완 총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민주동우회의 이사장실과 사무실 점거농성, 범대위 출범 등을 저지하거나 해산시킬 수 있었을 터인데 이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모든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식의 인식과 생각은 현 이사들의 생각이 얼마나 상식을 벗어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이사는 "대학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인정도 받지 못하는 데다가 임기마저 끝난 우리 이사회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모든 이사분들이 바로 오늘이라도 저와 함께 동반사퇴하여 부끄러움만 남은 조선대 이사직을 벗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동반사퇴를 거듭 제안했다.

조선대학교 민주동우회 등 구성원들이 "현 이사회 전원퇴진"을 주장하며 대학 본관 앞에서 16일 현재 147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민주동우회는 이사장실을 폐쇄 중이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도 지난달 20일 '조선대학교 제2기 이사 즉각 퇴진 및 국민공익형이사회 실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조선대구성원들과 함께 "공익형 이사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이광호 이사는 조선대 상대 출신(경영학과 84학번)으로 1980년대 조선대민주화운동을 활발하게 펼치다 투옥됐으며 이후 복학 투쟁과 장기 농성 과정에서 경찰의 탄압에 맞서 본관 건물 옥상에서 투신하기도 했다. 

이 이사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대학동문들의 추천으로 조선대학교 개방형 이사로 활동해왔다.

한편 조선대학교 2기 정이사회(이사장 강현욱)는 지난 2014년 2월에 9명으로 구성됐다가 현재 7명이 활동 중이다. 현 이사회는 지난 2월말 임기가 종료됐으나 차기 이사회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대학교 이사진의 동반사퇴를 제의하며
조선대학교 이사 이광호의 개인 입장문 [전문]

80년대 조선대학교 학원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으로써, 민주동우회 추천으로 모교의 이사에 선임된 것은 제게 커다란 영광이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더 이상 영광이 아니라 부끄러움과 참담함만이 가득한 지금, 모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 이사진의 일괄사퇴만이 해답이라는 신념으로 저의 입장을 밝힙니다.

먼저, 조선대학교 이사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과연 제 자신의 역할을 다하였는지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대학구성원 여러분과 지역민들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어떠한 변명으로도 제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의 굴레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모든 이사진의 사퇴를 위해 저의 사퇴가 필요하다면 저는 언제라도 사퇴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조선대학교는 민립대학으로 설립되었으나 경영권을 찬탈한 구 경영진이 설립역사를 왜곡하고 학교를 사유화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성원 전체의 희생과 투쟁으로 학원민주화를 통해 설립역사를 바로 잡은 영광의 역사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관선이사에서 정이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명박정권이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구경영진을 복귀시킴으로써 학교를 갈등과 분란의 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민주동우회 추천으로 개방이사에 선임되어 이사회에 참여하여 구성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학교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의욕이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력감과 절망감만 느껴 왔습니다.

이사회라면 당연히 학교발전을 위해 구성원의 요구를 중심으로 경청하고 대변해야 하는데 ‘우리가 거수기냐?’며 자신들의 목소리만을 앞세우며 학교의 주인행세를 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제가 바라고 원했던 이사회는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지 오래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지금의 이사회는 ‘자격없는 이사회’라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참담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이사진도 이젠 인정할 것은 깨끗이 인정하고 우리의 진로를 결정할 때가 이미 지났습니다.

이사 자리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학교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자리입니다. 그러나 공공성 보다는 이사직을 개인의 명예와 사적 이익을 채우는 지렛대로 이용하기에 바빴다는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는 학교에서의 영향력 확대에만 집착했고, 누군가는 더 이상 갈 자리도 없으니 자리보전에만 급급하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취업문제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조선대 이사로써 조선대를 공공의 이익에 맞게 발전시키는데 우리는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조선대 이사는 이제 우리의 죄업만 더 무겁게 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총장에 대해 무슨 책임을 묻겠다는 이번의 결의 또한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강총장이 앞장서서 방패막이가 되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 아닙니까?

강이사장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이사들은 강동완 총장이 이사들을 내쫓고자 범대위를 배후조정하고 있지는 않는지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고, 최소한 강총장이 부화뇌동하여 범대위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강총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민주동우회의 이사장실과 사무실 점거농성, 범대위 출범 등을 저지하거나 해산시킬 수 있었을 터인데 이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모든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식의 인식과 생각은 현 이사들의 생각이 얼마나 상식을 벗어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싶습니다.

대학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인정도 받지 못하는 데다가 임기마저 끝난 우리 이사회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이사분들이 바로 오늘이라도 저와 함께 동반사퇴하여 부끄러움만 남은 조선대 이사직을 벗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요청 드립니다.

2017년 8월 16일

학교법인 조선대학교 이사 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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