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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호의 노동칼럼]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

요즘 너나없이 ‘4차 산업혁명’을 말한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무인전기자동차, 대체에너지, 가상현실, 생명연장 등 불과 30~40년 전만해도 공상과학 소설에나 등장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상들이 자고나면 하나씩 하나씩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되고 있다.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무인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듯이 4차 산업혁명이 전 지구를 뒤덮을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발달로 인해 생산원가를 떨어뜨리게 되고 사람이 살아갈 의식주 생필품 가격 역시 매우 저렴해진다.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로 인한 걱정은 사라지게 되며 요즘처럼 기업체에 고용된 노동이 아닌 필요할 때 잠깐씩 하고 대부분은 자아실현에 투자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4차 산업혁명은 노동자나 인류에게 아무 문제도 없는 장밋빛 미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노동을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체하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일자리문제는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각종 보고서들에 의하면 2050년대까지 현 직종의 40%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물론 4차 산업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 또한 생성될 것이다.

향후 경제에서 인간노동이 배제된다는 것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도 과학기술과 기계의 발달은 많은 분야의 노동력을 제거시켜왔으며 실직과 비정규직 확산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온 지구를 뒤덮고 있는 자본주의 질서가 계속되는 한 4차 산업혁명은 부익부 빈익빈 사회 양극화의 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엮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사람이 살 수 있는 특히 노동자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둘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하나는 노동에서 배제된 만큼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높은 생계비와 일자리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고 살아갈 길이 막막한 데 젊은 세대들의 결혼 포기는 물론 2세를 낳는 것 또한 자연 감소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개인의 사적 소유가 아닌 사회적 공동체의 소유로 바뀌고 기본소득 같은 사회보장이 강화되면 4차 산업혁명의 성과는 다수 대중들이 골고루 나눠가질 수 있게 된다.

칼 마르크스는 생산력이 고도로 발달되어야 ‘필요한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공동체’로 이행할 수 있다는 공산주의 이론을 정립했다. 물론 마르크스가 스마트 폰이나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접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산력의 발달은 예측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계급도 착취도 없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평등한 공동체를 꿈꿨다. 세상 사람들은 “그런 세상은 공상이나 꿈속에서 가능할 뿐 현실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애써 부정했다.

모든 것이 정보의 바다에 공유되고 인간의 노동이 투여되지 않는데도 사회적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기존의 자본주의 사유재산제도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기계와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하는데 그 성과를 왜 소수 부자들만 가져가는가 모는 사람들이 함께 나눠 가져야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의식과 요구가 성장하게 되며 새로운 사회체제로의 길이 열리게 된다.

즉 생산력과 생산관계(생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의 모순이 심화되고 고도로 발전된 생산력에 조응하는 새로운 사회구조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운동의 주체 형성 등 일정한 단계를 거쳐야하겠지만 마르크스의 ‘공상과 꿈’ 또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물적 기반에 의해 우리 눈앞에 펼쳐질 가능성도 매우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노동자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고통의 연속이 될 것인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과 자유는 투쟁의 산물이었지 누군가가 알아서 쥐어주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해 모든 것이 새롭게 재창조되어야 한다면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역시 그 변화의 한복판에 있어야 한다.

기본소득 보장, 자아실현, 필요한 만큼의 노동 등 다양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에 따라 노동자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나 인공지능이 아닌 소수의 부를 늘리고 착취의 성벽을 쌓는 것이 아닌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혁명이 되어야 한다.

정찬호 노동활동가  jeongsi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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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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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lver 2017-08-22 09:02:48

    4차 혁명... 앞으로 다가올 5차 6차... 혁명들은 결국 "인간 혁명" 이 될것이다 유토피아를 향한 "정신 혁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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