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침’ 전두환 정권 시절 보도지침 폭로사건 재구성

전남여자고등학교(교장 김덕중) 연극동아리 ‘한우리(지도교사 장우중)’가 연극 ‘보도지침(오세혁 작)’으로 제21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광주학생연극제 4년 연속 우승에 이은 전국대회 입상이다. 2학년 정수지 학생은 우수연기상을 받아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사)연극협회 등이 주최하며 대상 수상 팀엔 국무총리상이 수여되는 국내 최고 권위 대회다. 제21회 대회는 지난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지역 예선 대회에서 우승한 18개 고교(서울, 경기지역은 준우승한 고교까지 출전)가 참여한 가운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연극 ‘보도지침’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6년 발생한 ‘보도지침 폭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국가의 언론 탄압에 대해 맞섰던 참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작품은 학생 연극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 만큼 배우들이 대사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연기, 무대 연출 등이 쉽지 않았다.

동아리 회장 2학년 정서윤 학생은 “전국청소년연극제가 계속 서울에서 열리다가 올해는 처음으로 광주에서 열리게 됐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열리는 첫 대회인 만큼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 작품을 연습하게 됐다”고 작품을 택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여름 방학도 반납한 채 연습에 매진했다. 지난 6월 광주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같은 장면을 수십여 차례 반복했다. 특히 대회가 광주 지역에서 열리는 만큼 후회 없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간절함에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고삐를 늦출 수 없었다.

이러한 후배들을 위해 3학년 동아리 선배들은 바쁜 수험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후배들의 연습을 지켜보며 조언했다. 김덕중 교장과 김숙희 교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 학생들이 연습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동아리를 지도한 장우중 교사는 “연극반 지도를 올해로 3년째 하고 있는데, 매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교의 건전한 동아리 문화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특히, 올해 연기 지도를 도와주신 이정진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고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실이 있었음을 학생들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청소년연극제 우수상 수상을 계기로 전남여고 연극 동아리는 이제 지역 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명문 연극 동아리로서 입지를 넓히게 됐다.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우 길해연 씨는 심사평에서 “전남여고 학생들이 어려운 작품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며 전남여고 연극 동아리의 실력을 극찬했다.

우수연기상을 받기도 한 동아리 부회장 2학년 정수지 학생은 “우선 우리 동아리가 실력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대회 마지막 날 캠프에서 전국의 연극 동아리 청소년과 교류할 수 있어 즐거웠고 마지막으로 늘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고, 무더위에도 연습장이며 공연장까지 직접 찾아와 주시며 관심 보여주신 김덕중 교장 선생님과 김숙희 교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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