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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나의 삶" 씨어터 연바람 오성완 대표[범현이의 문화in]
  • 범현이 문화전문기자
  • 승인 2017.07.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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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장동 로터리 근처에 공연 전용 극장이 이전해 왔다. ‘토박이’가 먼저였고 2016년 12월에 극단 ‘푸른연극마을’의 씨어터 연바람이 아트스페이스 지하에 자리를 잡았다. 오고가며 이사한 과정과 대표와 단원들의 인테리어 작업을 보았다.

한마디로 이삿짐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성완 대표는 “웃음만 나온다. 연극이 뭐라고, 밥 한 그릇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이것을 30년이 넘도록 붙들고 웃고, 울고, 애걸하고, 애증하고 있는 것인지.”, “신기한 건 배가 고픈 건 참을 수 있는데, 연극이 없는 삶은 견딜 수 없다는 일이다. 천생 배곯아 가면서 연극하려고 태어난 인생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다른 모든 기대는 이미 접었다.”고 웃으며 말한다. 가슴 한쪽이 서늘해진다.

뭘까. 버릴 수도 없이 발목을 잡혀 있고, 마침내는 그것을 즐기고 있는 연극의 힘이란!

지하 80평의 삶 그리고 연극

'오월의 석류'- 광주극단 씨어터 연바람.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문화융성과 더불어 문화가 밥이 된다고 흔히들 말한다. 이러한 말들을 귀로 들으며 머릿속에는 ‘문화융성은 탁상행정에서 가능하고 문화는 배를 곯게 한다.’고 이해한다.

지역에서 문화는 특히 어렵다. 게다가 극단을 운영하는 일이란 배고픔을 넘어 피를 말리는 일이다. 서울에서 공연하는 각종 블록버스터 공연과 연극은 KTX를 타고 원정관람을 하러 가면서 지역의 작은 소극장 공연 관람은 시간이 없다는 갖은 이유로 기피하는 것만 보아도 오 대표의 말처럼 “하면 할수록 부채를 안으며 상처를 받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바람 소극장에서는 <2017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이 펼쳐진다. 오 대표는 “7년 전, 부산과 대구에서 연극하는 친구 세 명이 문화사대주의에 벗어나 대중성 있는 작품 공연을 기획해 교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을 하고 싶어 하는 인자들이 중앙으로 유출되는 현상에 분노하면서도 연극이 밥이 되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적극적 방법을 찾아보려 노력한 것이었다. 연극은 공동체 작업이어서 개인의 게으름은 용납이 되지 않으며 단체 활동이 우선이지만 같이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지역의 연극이 멸망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었다. 각 지역에서 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전국의 소극장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정보교류 차원을 넘어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였다.”고 대한민국소극장 열전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연극_보이지 않은 것을 보이게 하는 것

연극은 물과 같다. 쥐었다 생각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병에 담을 때까지 물을 길러내며 각각의 물병을 채워가야 한다.

벌써 8년 차를 맞았다. 6개 도시의 소극장이 참여를 시작으로 2017년 올해는 8개 단체로 늘었다. 광주, 대구, 부산, 전주, 춘천, 구미로 시작해 대전, 안산까지 합세해 7월 15일까지 열린다. 물론 무대에 올려진 작품들은 각 지역에서도 다시 상연된다.

씨어터 연바람에서는 ‘푸른연극마을’의 <오월의 석류>를 시작으로 전주 극단 ‘명태’의 <연가> 뮤지컬과 부산 극단 ‘어니언킹’의 <꿈’17 안티고네>와 ‘극단 후암’의 <흑백다방> 무대에 오른다.

첫 공연인 ‘푸른연극마을’의 <오월의 석류>는 2013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 공모 대상작(작가 양수근)으로 <오월 광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엄마 제삿날에 만난 순심, 순철, 순영 삼남매 이야기를 통해 광주오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최창우 연출로 이당금·윤미란·오성완·이새로미·양승주 씨 등이 출연한다.

''연가'- 전주극단 명태.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전주 극단 ‘명태’의 <연가>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뮤지컬이다. 진심을 다해 뒷바라지를 했으나 공무원에 합격하자 다른 여자랑 결혼해 버린 남친을 잊으려는 효린과 어릴 적 상처를 딛고 사진작가가 된 제우가 전주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나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 극단 ‘어니언킹’ <꿈’17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권력, 탐욕,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주인공 안티고네, 크레온, 이스메네를 통해 들려준다.

극단 ‘후암’의 <흑백다방>은 다방에서 카운셀링을 하며 살아가는 남자와 그를 찾아온 손님의 이야기다. 1년에 딱 하루 쉬는 아내의 기일, 굳이 그날 꼭 상담을 받아야겠다며 한 남자가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우리는 모르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그들만의 축제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 이제는 우리도 함께여야 하지 않을까.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궁극으로 연극은 그 시대의 표상이므로. 티켓 가격 2만원. 문의 062-226-2446

** 이 글은 <광주 아트가이드> 92호(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범현이 문화전문기자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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