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한책 톡 콘서트’서 소설 ‘흰’에 대한 소회 피력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빛을 향해 어떻게 해서든 다가가려고 애쓰는 몸부림이며. 그것의 결과물이 내가 쓴 글입니다.”

소설 ‘흰’의 저자 한강 작가가 광주·전남 지역 독자들에게 들려준 자신의 작품활동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다.

한강 작가(왼쪽)가 지난 23일 전남대학교 '한책 톡 콘서트'에서 자신의 문학관을 말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제공

한강 작가는 지난 23일 오후 전남대학교(총장 정병석) 용지관 컨벤션에서 열린 ‘2017 광주·전남이 읽고 톡 하다‘의 한책 톡 콘서트에서 “어떤 것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기 위해 매번 싸우듯이 글을 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왜 그렇게 힘들게 글을 쓰느냐?”는 독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쓴다.”고 말했다. 이어 “내 소설을 어둡고, 힘든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부족한 사람이 싸우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남극에서는 냉장고 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힘들더라도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 쓰지 않고 느끼는 고통보다 덜 힘들다.”면서 “그것이 작가로서의 내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는 “소설 ‘흰’의 1장(나)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에 관한 이야기로 100% 실제이며, 2장(그녀)과 3장(모든 흰)은 죽은 언니에게 빌려준 내 삶과 다시 나로 돌아와 내가 그녀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문학평론가이자 광주과학기술원에 재직중인 차미령 교수가 진행을 맡은 이날 ‘한책 톡 콘서트’는 500여 명의 청중이 홀을 가득 메운 가운데 뜨겁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두 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작가와 청중이 소설 ‘흰’의 주요 부분을 낭독한 뒤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고, 책을 낭독한 청중도 자신의 의견을 솔직담백하게 밝히는 콘서트의 진행방식이 시종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남대학교 허민 부총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소설 ‘흰’은 물질주의에 신음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존엄함을 깨닫게 해준다.”면서 “한강 작가님과 함께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학교는 2013년부터 지역민과 함께하는 독서운동으로 ‘광주·전남이 읽고 톡 하다’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시도민의 직접 투표로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며 이야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총 24,847명이 투표에 참여해 한강 작가의 '흰’을 '한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전남대학교는 또한 144개(회원수 1,214명) 독서클럽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으며, 7월에는 장흥으로 떠나는 한책 문학기행을 실시하는 등 ‘한책’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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