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모든 것>... 내달 14일 오후7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인간의 착한 본성과 강인한 생명력을 확인하는 고요의 시학"  

늦깎이 시인으로 데뷔하여 광주문학계에 호평을 받고 있는 박노식 시인이 첫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출판기념회를 오는 7월 14일 오후7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옛 가톨릭센터) 7층에서 연다. 

박 시인은 고교 시절 시인을 꿈꾼지 36년 만인 올해 첫 시집 발간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통해 광주전남 문단과 지인들에게 시인으로서 제2의 삶을 알리게 된다.

박 시인은 광주공고 재학 중 교내 첫 동인지 <사랑>을 엮으면서 시인의 꿈을 가슴에 간직했다가 고교졸업 후 5년만인 1986년에 조선대학교 국문과에 진학 하면서 시 창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박 시인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1980년대 중후반 당시 민주화. 통일운동과 조선대학교 학내자주화투쟁에  앞장 서면서 시인의 꿈은 잠시 접어야 했다.  특히 시인은 1989년에 이철규 열사 진상규명 운동과정에서 수배와 투옥까지 겪었다. 

이후 결혼과 함께 생계에 내밀려 학원강사, 학원운영 등으로 시단과 잠시 떨어져 있으면서도 틈틈이 시작(詩作)을 놓지 않고 붙들어 온 결실이 최근 펴낸 <고개 숙인 모든 것>이다.

생계에 얽매어 살아온 자신을 시인은 첫 시집 머리말에서 '시의 길목에서 허둥대며  찾은 길이 목구멍이었으므로 남들처럼 살아왔다"고 말한다.

시에 대한 몸부림에 대해서도 "밥그릇을 놓칠까 전전긍긍 하면서도 그 속에서 미치도록 그리운 것이 숨어 있어서 시의 미아처럼 떠돌면 자신을 발견한 것은 그해 겨울, 들판 한가운데 서서 눈을 맞는 한 그루 미루나무였다"고 돌아봤다. 

박 시인은 지난 2014년부터 '시의 문고리를 다시 잡았다'. 시인의 시 사랑에 얼마나 깊었는지는 첫 시집이 나온 날 '날 것 같다'는 벅찬 감동에서 잘 나타난다.

첫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은 모두 4부로 구성됐으며 60편의 시가 실려 있다.

박 시인의 시를 해설한 맹문재 안양대 교수(문학평론가)는 “박노식 시인의 시작품들은 고요 속에 움직이는 존재들의 가치와 의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인간이 지닌 착한 본성과 강인한 생명력을 정중동의 실체로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요’는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토대이자 주제를 심화시키는 제재다. 고요는 잠잠하고 조용한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의 무게와 깊이와 색깔과 형태를 변주시킨다"는 것.

'절망'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개 숙인 모든 것>은 살며시 안아주는 외할머니로 다가온다.    

박노식 시인은 1962년 광주 망월동 출생으로 광주동초교, 북성중, 광주공고 졸업(1981년)조선대학교 국문과 입학(1986년), 전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15년 <유심>지에  ‘화순장을 다녀와서’ 등 4편으로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푸른사상/8,800원. 010 2287 6921 박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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