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에 미쓰비시 탄광에 동원...일제 강제징용 참상 낱낱이 고발

일제 강제 징용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소명출판)의 주인공 이상업 어르신(1928년생)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이상업 어르신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3년 11월 후쿠오카현 미쓰비시광업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갔다. 그때 나이 고작 열여섯이었다.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 저자 이상업 어르신 생전 모습. ⓒ이국언 제공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에 따르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지하 1천5백m 막장에서 하루 15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그곳은 지옥 그 자체였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무참하게 죽어간 동료를 보면서 “차라리 지옥 같은 노동과 굶주림과 구타에서 일찍 해방된 그 소년의 죽음을 차라리 부러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업 어르신은 결국 탈출을 결심하기에 이르렀고,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세 번째만에 탈출에 성공해 해방 뒤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1948년 영암남초등학교를 시작으로 33년 동안 교단에 있었으며, 월출산을 마주보고 있는 고향 영암에서 마지막 생을 보냈다.

징용자들의 비참한 삶,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 민중으로서의 고통과 설움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책은 출간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무엇보다 일제 강제 징용 실상이 일본 사회에 알려질 필요가 있어 지난 4월에는 일어판이 제작된데 이어, 최근 2판이 발행되는 등 학생들과 일반인들 사이에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야노 히데키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자 보상 입법을 위한 일한 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일본어판 추천사를 통해 “이 수기는 강제연행・강제노동을 부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실제 체험을 들어 반증하는 것”이라며 “수기를 통해 강제연행이나 강제노동이 없었다든지, 차별은 없었고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는 선전이 허위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책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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