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붉은 오월

송 해 영

 

붉은 장미가 목처럼 매달려있는 오월에는
찢긴 머리통과 구멍 난 몸통의 시끄러운 그림자가
스멀스멀 드리워진다. 자유를 향한 생각들이
댕강댕강 잘려나가는 줄도 모르고
핏대 세워 울었던 젊은 넋들은
늙은 숲이 된 도시 안에서 허우적댄다.

파란 하늘의 저주에 갇힌 학살자들의
오늘은 편편히 지나가고
버려지듯 묻힌 영혼들은
망월의 한쪽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슴에 새겨 두어야 한다. 붉은 빛의 주인이었던 80년 오월
아득한 자리에서 투쟁하고 그들은
아직 거기 살아있다.

ⓒ광주인

**송해영 시인은 2011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등단. 2011년 『시와시』봄 호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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