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피노키오

이민숙
 

난 그의 코가 우습다
말만 하면 늘어나는, 거짓말!

난 그의 코가 슬프다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면 쭈욱 커지는, 냄새나는 손!

난 그의 코가 창피하다
발만 떼면 뿔처럼 오똑해진다, 군홧발!

아, 어느 날 꿈속에서 그의 코는,
너무나 다소곳하다 그 꿈속 나라의 법칙이란
사랑해야 커진다 우리들의 코
사랑여행 떠나면 늘어난다 피노키오의 코

나는야 나는야 그 나라에서 최고의 코쟁이가 되었다
코야 코야 어찌하라고!
피노키오도 그걸 보고 마구 따라했다, 참 순진하게!

맘 놓고 사랑 받는 코쟁이가 되었다 피노키오
저 바다를 향해 뱃고동 울리는 뱃머리에서
피노키오랑 나는 몹시 커버린 코를
어쩌지 못 해 뽀뽀도 힘들게 하고야 말았다

코코코코코 사랑! 사랑사랑사랑사랑 코!
피노키오가 최고 좋아하는 놀이 코놀이!
하물며 저 바보들, 피노키오도 눈치채버린 304를 두고
거짓부렁만 천만 번을 넘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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