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촛불
전숙
촛불은 죽지 않는다
불 중에 가장 애틋한 불인 촛불은
눈물의 몸내림이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물인
눈물로 역사를 바꾸고
희망으로 다시 부활한다
효순이와 미순이의 촛불을 지피다가
의문사한 제종철열사
세월호의 촛불을 켠 노란 리본들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촛불들
또 다른 눈물로 부활하여
또 다른 어둠을 밀어낸다
저 먼 우주에서 누군가 밝힌 촛불이
수억 광년을 건너와
우리들 가슴에 별이 되듯이
우리의 촛불도
오체투지로 우주를 건너가
피를 토하는 어느 행성의 별이 되리니
민중의 심장에 켠 촛불은
바람을 바꾼다.

** 전숙 시인은 『시와 사람』 등단. 시집 『나이든 호미』 『눈물에게』 『아버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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