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기우는 배

장진기


우리는 모두 세월호를 타고 있다.

그 배 안에 복수초 피고

개울 건너 듯 몇 날 보내고

홍매화 멍울졌다.

배는 뒤뚱거린다.

배 안의 사람들은 알고 있으나

미래의 먼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체 기술이 없어

수명이 다하였어도 원전을 가동하여야 하는 나라,

행복이 방전되면

외자 복지를 충전해주는 나라,

지금 우리가 탄 배는 침몰 중인 줄 모른다.

안전하니까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을 듣고

기우는 배를 파도타기 하고 있다.

창밖으로 난간을 잡고 바쁘게 빠져나가는 선원들이 보인다.

배는 침몰 중에도

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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