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Remember 0416

김경윤


어머니, 다시 봄이에요, 4월 16일, 그 아침이에요

그날 떠난 세월호는 병든 고래처럼 돌아왔지만 저는 아직 슬픔의 바다 속에 있어요

돈과 권력에 눈먼 자들이 끌고 가는 대한민국은 그날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어요

침묵의 바다, 통곡의 바다, 맹골수도에서 눈물로 기다리던 팽목항에서 이 나라의 시계는 멈추었어요

열여덟 꽃 같은 저와 저의 꿈을 삼킨 무덤덤한 저 침묵의 바다 앞에서, 제 백성을 올림머리 한 올보다 업신여기는 몰상식한 저 권력 앞에서 구멍 뚫린 세월호처럼 만신창이가 된 어머니, 어머니의 세월은 통곡의 바다, 분노의 뻘밭이었지요

그러나 어머니, 다시 봄이에요. 4월 16일, 그 아침이에요

지난겨울 바람 찬 광장에서, 거리에서 눈물로 밝혀 든 천만 송이 촛불들이 희망의 노란 리본꽃으로 피었어요


- 사람이 돈보다 귀한 나라 만들어 주세요!

기억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에요

잊지 말아요, 잊지 말아요

4월 16일, 그 날 그 아침을
 

 **김경윤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 1989년 무크지 『민족현실과 문학운동』으로 작품 활동, 시집 『 아름다운 사람의 마을에서 살고 싶다』,『 신발의 행자, 『바람의 사원』 등과 시해설서 『선생님과 함께 읽는 김남주』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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