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바보야. 문제는 ‘색깔론’이야
[이기명 칼럼] 바보야. 문제는 ‘색깔론’이야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7.04.2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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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자 토론을 보면서 한숨이 무겁다. 마약이 꼭 아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바보들에게는 말이다. 바보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 같다고 여긴다. 그러니까 바보다. ‘색깔론’이란 요상한 옷을 입은 정치 바보들이 눈 감고 귀 막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우화를 알 것이다. 대부분의 정치하는 사람들에게서 벌거벗은 임금님의 모습을 본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러나 이제 바보들도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본 모양이다. ‘주적’에다 ‘종북’, 심지어 외교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까지 ‘회고록’이란 이름으로 가세를 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얼음처럼 싸늘했다.

ⓒKBS1 2017 대선후보 토론회 영상 갈무리

지지율은 저만치 달아났다. 어마뜨거라 정신이 번쩍 난다. 토론회에서도 ‘주적’과 ‘종북’ ‘색깔론’이 사라진다. 바보 임금이 이제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본 것이다. 역시 바보들도 매를 맞으니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도둑의 궤변

도둑이 말한다. “우리가 도둑질하니까 사람들이 도둑질이 나쁜 줄 아는 거 아닌가”

‘색깔론’자들의 궤변은 어떨까.

“우리가 ‘색깔론’을 주야장천(晝夜長川) 떠들어 대니까 색깔론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말이 된다. 웃자. 정말 진저리가 쳐진다. 대선후보 토론에서 ‘색깔론’을 빼면 할 말이 없었다.

못된 인간은 개와 비유된다. 개가 화를 낼 것이다. 개도 못된 개를 ‘인간 같다’고 한다면 피장파장인가. 모래알같이 많은 인간 중에 어떤 인간은 없을까만 조물주의 실수를 원망하고 싶은 국민이 많을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이른바 캠프라는 것을 차려놓고 제갈공명의 지혜를 빌린다. 동서남북 경향 각지에서 내노라하는 책사들은 다 모인 것 같다. 책사들이 머리를 짜내서 골라낸 핵심이 바로 토론에서 햇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국민에게 먹히는 건 색깔론이다. 만고불변의 1등 메뉴다. 거기다가 ‘주적’을 얹으면 금상첨화다.”

이구동성, 후보자들이 죽고 못 사는 메뉴다. 도리 없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될 수밖에 없는 대선 후보다. 하기야 정책이라고 제시할 능력도 없고 지금까지 선거를 치러 온 주 무기는 지역감정 조장과 색깔론이다. 그게 가장 잘 먹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젠 색깔론 모르는 국민이 없다. 색깔론이 멀쩡한 거짓이라는 것도 모르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색깔론’이 진짜라면 색깔론의 대상자들은 이 땅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할 것이다. 그래야 정상이다. 그러나 어떤가. 여론조사는 그들이 지지율 1위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 내각이나 고위공직자들을 보면 목에 군번 줄 걸어 본 인간들이 별로 없다. 이명박은 총도 제대로 쏠 줄 모른다. 국무총리는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았다. 이런 인간들이 앉아서 백날 안보를 떠들어 봐야 안보가 코웃음 친다. 한 것이라고는 멀쩡한 강에다 수십조 원의 국민혈세를 쏟아부어 ‘녹조라떼’를 만들고, 최순실이라는 아녀자와 어울려 국정을 농단해 탄핵으로 대통령에서 쫓겨나고 재판 받는 것이다.

그들이 집권할 때 천안함은 북한 잠수함에 깨졌다. 연평해전은 어땠는가. 판판이 깨지는 주제에 입으로만 안보를 떠들면 안보가 저절로 굴러오는가. 방위산업 비리는 어떤가. 구축함이 달고 있는 음파탐지기가 어군 탐지기다. 대포에서는 포탄이 안 날아 간다.

북한군이 귀순하려고 문을 두드리면 ‘저 위로 가 보세요’ 군화에서는 물이 새고 방탄복은 뻥뻥 뚫린다. 그야말로 입에다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싶다. 이 자들이 바로 국민의 국방의식을 약화시킨 종북세력이나 다름이 없다.

색깔론과 ‘주적’과 종북을 빼고 토론을 하라면 한 마디도 못할 후보들이다. 그러니 지지율이 바닥을 길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색깔론만 떠들어 대면 지지율이 팍팍 올라갈 줄로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날 샜다. 제대로 된 정책 한 마디라도 하는 게 상책이다.

자신은 벌거벗고 있으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임금님이나 국민들이 웃는지도 모르고 ‘색깔론 타령’이나 부르고 있는 대선후보들이나 바보 반열에서 놀기로는 마찬가지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한다. 냉수로 세수하고 찬 수건으로 머리 싸매고 정책을 말해라.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좋은 점수 바라는 학생은 도리 없이 낙제다.

속살이 훤히 보이는 ‘색깔론’은 벗어버리고 ‘정책’이라는 옷을 입고 다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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