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든 걸로 된장찌개 만들어 먹는 거예요?”

33명 참가자 조별로 메주씻고 소금물 거르고 이름 새긴 장독대 만들어

“장독 안에 차곡차곡 메주를 쌓으며, 주문을 외워요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지난 22일 전통문화관 야외마당에서 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7호 최영자 남도의례음식장과 체험자 30명이 함께하는 ‘남도전통장 담그기’ 시연 및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올해 처음 진행된 ‘남도전통장 담그기’ 행사는 우리 전통의 비법을 전승하고, 알리기 위해 마련된 특별기획 프로그램.

ⓒ광주문화재단 제공

이날 행사는 모집을 통해 선정된 33명이 참가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됐다. 먼저, 전통문화관 입석당에서 무형문화재 제17호 남도의례음식장 이수자인 남도전통음식연구소 이은경 소장의 ‘한국의 전통발효음식’ 강의가 진행됐다.

이은경 소장은 “장류는 우리나라 대두발효식품의 대표적 제품이다. 된장은 항암효과, 치매예방 등 뛰어난 효능을 가진 식품”이라고 강조하고 장담그기 좋은 날은 음력 11월 하순에서 우수절 직후까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문화관 야외마당으로 자리를 옮겨 참가자 33명이 3개조로 나뉘어 본격적인 장 담그기가 진행됐다. ▲먼저, 준비한 메주를 솔을 이용해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리고, 참가자 4명이 힘을 모아 천일염을 천과 체에 놓고 물을 살살 부어 깨끗한 소금물을 걸러냈다. 이때 소금물은 싱싱한 계란을 넣었을 때 500원짜리 크기가 보일 정도의 농도가 되면 적당하다.

▲다음으로 조별로 준비된 장독대 안에 깨끗이 씻은 메주를 차곡차곡 쌓아 넣고, 걸러낸 소금물을 가득히 채워 넣었다.

▲그 위에 냄새, 먼지들을 흡착할 불붙은 숯과 마른 붉은 고추를 넣고 소금물에 잠긴 메주 위에 소금을 다시한번 넣어 장 담그기를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장독대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 뒤 조별로 각자의 이름을 적고 장독대에 걸어두는 것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아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설지현(첨단 2지구. 직장인) 씨는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행사를 찾다가 이번 ‘장 담그기’ 체험을 알게 됐다. 전통적인 장 담그기를 배우는 기회가 쉽지 않은데 전통공간에서 무형문화재 선생님에게 배우니 더욱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함께한 아들 주준성(7) 군은 “오늘 만든 걸로 된장찌개 만들 수 있는 거죠? 너무 재미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통문화관에서 진행하는 액티브시니어 강좌를 8기부터 10기까지 수강하고 있는 열혈 수강생인 정채주(63)씨도 “신문을 통해 이번 행사를 알게 됐다. 요새는 시중에 판매하는 메주가루를 사용해 된장을 만들기 때문에 이런 전통적인 방법을 접하기 힘들다.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든 장은 2~3개월 정도 숙성시킨 뒤 6월에 참가자가 다시 모여 메주 주변의 검게 변한 소금물은 간장으로 활용하고, 뭉쳐있는 메주를 갈라 된장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11월에는 수강생이 체험한 된장·간장을 직접 가져가는 나눔의 시간을 거치는 등 총3회로 진행된다.

박태명 전통문화관장은 “‘남도전통장 담그기’ 첫 프로그램이 큰 호응 속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가족, 이웃 간에도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전통음식문화의 보존과 전승은 물론 시연·체험·활용 3단계 과정을 함께하는 매력적인 남도전통음식 체험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대폭 확대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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