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를 체크한다(1)] 4월 9일~15일 기간

KBSㆍSBSㆍjtbcㆍ조선일보ㆍ한국일보ㆍ서울신문 종합 점검

팩트 체크도 양강 구도이다.
 
지난주 대선 후보 등록에 이어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었다. 언론의 팩트 체크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한 주(4월 9일~15일) KBSㆍSBSㆍjtbc 등 방송 3사와 조선일보ㆍ한국일보ㆍ서울신문 등 신문 3사의 팩트 체크를 종합 점검하였다.
 
이들 6개사의 팩트 체크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 및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집중 보도한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등 다른 대선후보에 대한 팩트 점검을 소홀히 다룸으로써 팩트 체크도 양강 구도의 형태를 보였다.
 

두 후보가 여론 조사 상 지지율 1,2위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언론사가 특정 사항에 대해 ‘강조’ 프레임을 사용하거나 이슈를 전혀 다루지 않는 ‘배제’ 프레임으로 이용함으로써 언론사가 대선 이슈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양강 구도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양강 구도라는 공통적인 프레임에 이어 이슈를 다루는 방식은 방송사와 신문사가 조금 달랐다. 방송 3사의 팩트 체크팀가 후보 배우자나 자녀들의 특혜 의혹 등 비리 의혹 검증에 집중한 반면 신문 3사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 분석에 지면을 할애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SㆍSBSㆍjtbc 3사는 문재인 후보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문제를 공통 이슈로 점검, 이를 부각시켰다. jtbc가 ‘노동부 감사보고서’를 팩트 점검한 것을 시작으로 SBS는 ‘합격후 이력서 제출’을, KBS는 ‘휴직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SBS와 KBS는 안철수 후보 장녀의 재산 공개 거부 이슈를 점검하면서 당사자와 관련된 정보원을 활용하는 대신 국회사무처 규정을 사실 점검 근거로 활용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문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선 고용정보원의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점검하면서 관련자들을 심층 취재했다.

두 대선 후보의 자녀 관련 의혹을 놓고 문 후보에게는 심층취재 방식을, 안 후보에 대해선 규정을 이용한 면죄부 형식 취재 방식을 취했다. 또한 이들 두 방송사는 안 후보가 최대 주주인 안랩 직원들의 안 캠프 활동 의혹에 대해 사실을 점검했다. 그 결과 안랩 직원들이 안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에 동의했으며, 안랩의 대선 개표기 연관성에 대해선 거짓이라고 판명했다.
 
KBSㆍSBSㆍjtbc 등 방송 3사들이 팩트 점검을 하면서 각 후보에게 씌운 뉴스 프레임은 문 ‘거짓말쟁이’, 안 ‘특권층’, 홍 ‘떼쟁이’이다. 이들 방송사는 문재인 후보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등을 점검하면서 ‘거짓말쟁이’ 뉴스 프레임을 사용했다.

안철수 후보는 장녀의 재산공개 거부와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채용 ‘1+1 의혹’, 안랩 직원 선거 동원 의혹 및 서초동 비선그룹 운영 등 이슈들을 점검하면서 ‘특권층(또는 왕자)’ 뉴스 프레임을 활용했다. 특히 병설 유치원 공약 이슈 등에 대해서는 준비 부족, 사드에 대해서는 입장 변화 표명 부족을 꼬집었다.
 
방송사별로 7일간 대선 후보 노출 빈도수를 살펴보면, SBS는 문재인, 홍준표 두 후보에 비해 안철수 후보를, KBS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의혹 점검을 동일하게 배치했다. 안철수 후보 팩트 체크는 안 후보의 발언진위 여부를 점검(사드 입장 변화)하거나 서초동 비선 그룹 존재 여부와 안랩 직원 동원 등에 집중했다.

문재인 후보는 고용정보원의 인사위원회 회의록이나 문재인 회고록 등을 참조했다. 문 후보의 고가 가구 헐값 의혹을 점검하기 위해 가구를 판 건설업자나 배달원 증언 등을 활용했다. jtbc는 이 기간에 안 후보의 사드 반대 입장 선회에 대한 의혹 등을 점검했고, 홍준표 후보의 ‘무지한 용어’ 혼용 사례 등을 통해 안보 프레임을 활용한 선거 전략의 ‘위선’을 비판했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문재인 후보의 이동통신사 기본요금 폐지 공약 실현 등 공약 실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조선일보는 한국 최대 광고주인 통신업계 주장을 근거로 문 후보 공약의 비현실성을 비판했고, 한국일보는 관련 정보 부족을 근거로 판단을 유보했다. 팩트 체크 분석 대상이 아닌 한겨레신문도 이 주제를 점검했는데, 조선일보, 한국일보와는 달리 시민단체와 증권사 관계자를 정보원으로 추가해서 공약의 타당성을 부각시켰다.
 
조선일보는 안철수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이슈들을 부각했다. 차관들로 구성된 국무회의를 진행하겠다는 공약의 현행법 위반 여지, 사드 관련 입장 번복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거부 및 5ㆍ18 정강 삭제 추진 의혹 등을 보도했다.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이 점검한 안철수 후보의 대형 단설 유치원 규제 관련 공약은 조선일보가 점검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들 신문사들은 낮은 여론 조사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 등에 대해서는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사드발언 번복과 법인세 이슈를 다루기 위해 인용하는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등에 그치는 등 소홀히 다루었다.
 
조선일보와 KBS가 북풍설을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는 점과 안철수 후보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 1+1 채용 의혹 이슈를 전혀 다루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jtbc는 북폭설 정보 근원지인 일본의 개인 블로그와 일본 산케이신문 및 중국 외교 당국의 발언을 파헤쳐 4월말 한반도 전쟁설을 추적 보도했다. SBS는 한반도 위기설을 누가 온라인에 퍼나르는지에 집중하면서 박사모 등 수구 세력의 웹사이트가 가짜 뉴스 진앙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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