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노래가 되어 뺨을 적시고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 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어디까지 불렀을까. 노래는 나오지 않고 뜨거운 눈물이 노래가 되어 뺨을 타고 흐른다. 행사장에서 노래의 전곡을 부른 적이 없다. 노래와 함께 겹쳐지는 얼굴은 5·18 민주투쟁에서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이름답고 슬픈 영혼 결혼이다.

5·18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 앞에 어린 아이가 서있다.(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입에도 못 올렸던 광주민주화투쟁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 앞에 유족인 어린 아이가 서있다. ⓒ5.18기념재단 갈무리

5.18은 폭도들의 무장폭동이라고 국민은 알았다. 언론에 재갈을 물린 전두환은 그렇게 매도했다. 국민은 깜깜했다. 조선일보 김대중 사회부 차장(당시)은 ‘저기 복면 무장을 한 폭도들이 서성이고 있다’라고 기사를 썼다.

그러나, 그러나 폭도는 광주시민이었다. 독재 폭압이 싫고 민주주의가 그립고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평범한 국민이었다. 결국, 5·18의 진상은 알려졌다.

망월동을 처음 찾은 날. 무덤은 붉은 흙으로 덮여 있었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숨진 최미애.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아버린 민주화투쟁. 그럼 저 붉은 흙무덤 속에 누워있는 최미애가 폭도란 말인가. 그냥 무릎 꿇고 엎드려 울었다. 이토록 인간임이 수치스럽던 때가 없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흐른다.

지난해 나주에 갔을 때 만난 식당주인 아저씨. 5·18 때 16세였다. 그는 도청에서 무기를 지키고 있었다. 어른들이 애들은 집에 가라고 쫓았다. 집에서 엄마가 감시했다. 그는 담을 넘어 다시 도청으로 와서 총을 잡았다. 16세의 폭도였다. 그게 바로 5.18이었다.

5·18 행사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못 부르게 했다. 그래도 부른다. 입을 꽉 다문 국가보훈처의 책임자. 오래오래 잘 먹고 잘살아라. 그를 보고 친구가 한 말이다.

■촛불은 4·19, 5·18 정신이다.

5·18 광주정신의 새로운 모습이 촛불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무기를 들라고 했는가. 누가 촛불을 들라고 했는가. 양심의 명령이었다. 2천만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 촛불이 박근혜를 죄수복으로 갈아 입혔다. 위장된 민낯이 드러났다. 촛불은 무엇이고 태극기 집회는 무엇인가.

진보와 보수인가. 아니다. 옳고 그름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탄핵 반대에 서명하고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양심의 한 조각은 남아 있는가. 그들을 보수라고 하는가. 촛불을 진보라고 하는가. 한 줌 밖에 안 되는 기득권자들이 발광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면 알거지 깡통을 차는 것으로 겁을 내는가. 그들은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도 치외 법권 지대에서 대대손손 불의한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자신들의 꿈이 허물어지는 공포에서 떨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마마님의 시대’는 끝났다. 아무리 법정에서 거짓말을 늘어놓아도 국민이 지켜보고 촛불이 지켜본다. 이제 너희들은 끝났다.

■세상은 바뀐다. 운명을 거스르지 말라

“우리나라 역사상 단 한 명의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정치세력이 규합한 적이 없다. 그들은 나를 증오하기 위해 똘똘 뭉쳤다. 나는 이들의 증오를 환영한다. (1936년 10월 31일 프랭크린 루스벨트) 그러나 그는 60.8%의 득표율로 32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됐다.”

집단폭행에 가까운 반대세력들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루스벨트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피폐한 미국사회를 획기적으로 개혁하여 미국 번영의 초석을 마련했다. 개혁은 이처럼 중요하고 개혁을 하는 사람이 훌륭한 지도자다.

이제 1개월 정도 남은 대통령 선거다. 이번 대선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적폐를 청산하자는 세력과 일부 적폐수호세력과의 싸움이다. 지금 한국 정치는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적폐세력들의 단말마의 몸부림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진통은 대수술 전에 겪어야 할 과정이다. 법정에 선 박근혜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이재용의 겁먹은 표정을 보고 기고만장하던 우병우의 풀 죽은 눈빛을 보라. 레이저는 눈빛은 죽었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으며 천금 같은 우리 자식들의 숨이 멎어갈 때 7시간을 낭비하며 방치했던 그런 지도자를 원하는가. 5천만 국민의 염원을 담은 촛불집회를 외면한 지도자를 원하는가. 5·18 학살을 자행한 전두환을 찬양하고 훈장을 영광으로 받아 안은 정치인이 필요한가. 이제 그들이 떠날 때가 됐다.

경험처럼 훌륭한 스승은 없다고 믿는다. 경험에는 육체적 경험과 정신적 경험이 있다. 어떤가. 판단이 서는가.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 세력 밑에서 하인 같은 생활을 원하는가. 대학을 나와도 취직을 못해 알바로 전락하는 인생을 원하는가. 열려 있는 여성의 일자리는 ‘호스테스’뿐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치욕의 세월을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할 탓이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

솔직히 묻자. 안철수가 원하는 세상은 무엇인가. 아무리 목소리를 길게 빼고 팔을 흔들어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른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 사드는 찬성인가. 반대인가. 왜 오락가락 인가. 제발 믿게 좀 해라. 근거 없는 비난인가. 조기유학 간 딸이 한국 말과 역사를 모른다는 게 사실인지 해명해라. 조국의 말과 역사는 뿌리다.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 있는가. 노동조합을 만들면 회사를 접는다는 말은 사실인가. 아닌가. 아니길 빈다.

ⓒ광주인

3D를 ‘쓰리 디’로 안 읽고 ‘삼디’로 읽었다고 시비를 거는 유치한 발상으로 정치하겠다는 것인가. 일부 적폐세력을 청산하겠다고 공약을 하니 국민 모두가 적폐세력이냐고 억지를 쓰는 의식구조가 한심하다. 정치를 진흙탕으로 만들면 안 된다. 한마디 말을 해도 자신의 말을 해라. 남의 말을 하면 정치지도자가 아니다.

정치는 자신의 실력으로 해야 한다. 지금 안철수는 누구의 머리로 정치를 하는가. 창피해서 말하기도 거북할 것이다. 학창시절 시험이 닥치면 벼락치기로 공부를 한다. 시험이 끝나면 까맣게 잊어버린다. 평소에 갈고닦은 실력이라야 진짜 내 실력이다. 안철수의 오락가락 발언이 바로 실력 없는 벼락치기라는 것을 증명한다. 박지원이 상왕 노릇을 하는 모양이지만 박지원의 신뢰성이야말로 알아주는 것이 아닌가.

5·18민주묘지를 찾은 안철수, 옛 묘지 입구 '전두환 비석'을 밟지 않았다고 한다. 5·18 희생자와 반란수괴 전두환을 잊지 않기 위해 밟고 지나가라는 비석이다. 5·18을 깜박 잊은 것인가.

전두환과 5·18을 찬양한 박지원으로부터 빌린 머리로 어느 누구를 설득할 수 있는가. 우선 국민에게 정중하고 진실하게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잘못을 사과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현재 안철수는 보이지 않고 박지원만 보인다. 자신의 정치를 해야 한다. 촛불집회 불참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자유한국당의 윤상현 김진태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동의할 수 있는가.

정치는 정의로운 사회구현이 최종 목적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지 않은가. 정직해라. ‘임’은 조국이다. ‘임’은 국민이다. ‘임’은 촛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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