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똘똘 뭉쳐 외세의 거센 파도에 함께 대처하자"

"선고를 무겁고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선고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굳건히 뿌리내려야 할 과제를 줬다. 정부 관계자들은 혼란한 국정을 잘 수습하고, 국민들은 민주화를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10일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대주교. 광주대교구장)은 다름을 인정한 국민대통합으로 후퇴한 민주화를 진전시키고 외세의 거센 파도를 헤쳐나가자고 호소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대주교. 광주대교구장). ⓒ광주인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천주교광주대주교청에서 언론과 만나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규정짓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나갈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인용)결론이 난 이상 결론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것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헌법 테두리 안에서 다름을 존중·인내·수용하면서 공통분모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민주주의"라고 헌법정신 존중과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오늘 (탄핵)선고는 국민이 선출해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도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내려놓고 국민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거듭 국민의 화합을 호소했다. 

김 대주교는 지난 4개월간의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모든 국민들이 승리한만큼 똘똘 뭉쳐서 외세의 거센 파도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고 사드 등으로 촉발한 한반도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모아 박근혜 탄핵을 염원하고 있다. ⓒ광주인

김 대주교는 또 "우리는 경제 제일주의와 약육강식 법칙만 쫓아왔다.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정신이 국민 정신으로 자리잡을 때 우리나라가 비로소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영특한 한 사람이 100보 앞서가는 것보다 열 사람이 10보 함께 가는 사회가 더 아름답다"고 공동체 정신을 말했다. 

끝으로 김 대주교는 조기 대선과 관련 "사사로운 이익을 쫓지 말고 무엇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길인지 생각하고 몸을 던지면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라며 공성과 함께 국토균형발전, 인사 탕평을 들었다. 또 개헌에 대해서도 '선 국민공감대 후 개헌이 촛불민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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