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민주동우회 매주 토요일 촛불나눔 봉사 펼쳐

이제는 말하고 싶다. 물론, 국민이 간절히 소망했던 탄핵의 기쁨 때문이다. 더 중요한 건 귀중한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전남대학교민주동우회(이하 ‘전대민동’)는 지난 넉 달 동안 단 한 주도 빼지 않고 촛불광장을 지켜 왔다. 그냥 지킨 게 아니다. 지난해 11월12일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를 제외하곤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촛불대회에서 매주 촛불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전남대학교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지난 4일 광주 금남로에 열린 18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전대민동은 지난해 부터 매주 토요일 모든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시민들에게 '촛불나눔봉사' 활동을 펼쳤다. ⓒ광주인
전남대 민주동우회원들이 4일 18차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에서 시민에게 촛불을 나눠주고 있다. ⓒ광주인

오죽하면 만든 지 2년에 불과한 전대민동의 깃발은 색이 바랬다. 눈비를 맞고, 찬바람을 견뎌내야 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처음 시작할 땐 손도, 입도 어색했는데 점점 준비하는 시간도 빨라지고, 목소리도 힘이 넘쳤다.

조금 남은 촛불들을 모아서 세월호 리본을 만들어 시민들이 참여기록 사진을 남기도록 해주는 여유까지도 생겨났다.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자연스레 함께 팔을 걷고 나선 동우들이 늘어났다. 동우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함께 나섰다. 토요일 저녁을 포기한 건 물론이고, 대회에 나온 모든 시민들이 귀가할 때까지 뒷정리를 해야 하는 고된 일임에도 기꺼이 나와 주었다. 오후 4시부터 준비를 시작해 밤 10시 넘어야 끝나는 일이다. 너무도 고맙다.

촛불을 나누는 전대민동 회원들. ⓒ광주인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만났다. 그들은 역시 여전했다. 참여한 동우들을 한 자리에 모으면 적어도 4~5백여 명에 이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도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열은 개인에서 단체로 변해갔다. 법대와 오월대의 현수막이 금남로에 걸리더니 법대와 자연대 깃발이 대열에 나타났다. 지지와 지원에 힘입어 사무국장이 가두행진 방송차량에 올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김밥, 커피, 오뎅 등을 건네주신 선배들도 많았다. 맨 뒤에 위치한 전대민동의 모금함까지 일부러 찾아와서 성금을 내주신 분들도 있었다. 그런 덕분에 한 번에 천만 원에 가까운 기금이 전대민동 모금함에 모인 날도 있었다.

가장 큰 기쁨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모이고, 뜻이 모이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지지와 격려 못지않은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전남대학교민주동우회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근래에는 격려의 말과 함께 무엇을 해보자고 하는 얘기가 더 많다.

광주 금남로에서 촛불 든 전대민동 회원들. ⓒ광주인
ⓒ광주인

남은 것은 적폐청산이다. 이제는 따스한 촛불의 손길을, 차가운 청산의 손길로 돌리고자 한다. 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정리하고 얻어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4개월의 시간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분히 심어주었다.

다시 한 번 함께 해주신 모든 동우들께 감사와 함께 존경의 인사를 건넨다.
전남대학교 민주동우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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