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금남로 촛불... '2월 탄핵' '특검연장' 촉구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설마 3월초에라도 탄핵인용 결정이 날 것이다'라고 생각하시 분이 있다면 당장 생각을 바꿔 주십시오. 그야말로 위기 상황입니다."
정영일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공동 대표의 15차 광주시국촛불대회 여는 발언에서 '탄핵 위기'라는 현 정세의 엄중함과 비상함이 묻어났다.
'2월 탄핵'이 사실상 물 건너가고 '박근혜 탄핵 불발'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11일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만5천여명의 광주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탄핵 위기'를 느낀 광주 촛불시민들은 삼삼오오 촛불을 들고 '박근혜 탄핵', '헌재 조기 탄핵인용'을 힘껏 외쳤다.
오후 6시 본집회에서 15차 촛불 여는 발언을 한 정영일 박퇴진 광주본부 공동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2월 말, 3월초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고 줄이어 박근혜 구속과 부역자인 우병우, 황교안, 이재용 등이 처벌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아 이러다 당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탄핵 위기감을 강조했다.
정 공동대표는 "막대한 금품을 동원한 탄핵반대 집회가 그 세를 키우며 극우세력들이 결집하고 해 묵은 색깔논쟁과 진실을 왜곡하는 거짓선전도 서슴치 않고 있다"며 "새누리 잔당들이 다시 광장에서 탄핵 기각을 외치고 있다"고 탄핵반대 세력의 준동을 경계했다.
이어 정 공동대표는 "청와대 압수수색은 막히고 2월 28일 이후 특검 수사기간 연장도 불투명하다. 헌재 변론은 이달 22일까지 이어진다"며 "헌재가 결정문 작성까지 약 2주를 생각하면 2월 탄핵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2월 탄핵 불발'에 따른 현 시국을 강조했다.
특히 정 공동대표는 "헌재에 박근혜가 증인으로 출석 하는 등 작은 변수라도 생기면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에 탄핵인용 결정이 나기 어렵다"며 "이는 사실상 탄핵이 물 건너가는 것이다. 손에 손을 잡고 18일, 25일 촛불집회, 특히 박근혜 집권 4년째인 25일 17차 촛불대회에 전국적으로 총궐기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이처럼 11일 금남로 촛불대회는 '탄핵 위기', '탄핵 불발'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1만 5천ㅁ여명의 시민들의 켠 촛불에도 위중함이 켜졌다.
정 대표에 이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인 이금희. 박은미씨가 무대에 올라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인양,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해 진실규명과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윤하 엄마인 박씨는 "내가족이 춥고 어두운 바닷속에 있다면 어찌하겠느냐. 광주도 많이 아팠던 곳이고 지금도 아픔이 있는 곳이지 않느냐"며 "세월호가 인양되고 실종자가 한 명도 없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발언 내내 눈물로 호소해 시민들이 큰 박수와 응원의 함성으로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리어카를 탄 풍경'과 촛불가수 주권기, 노동자 노래패 등의 노래공연도 펼쳐졌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는 정월대보름과 겹쳐 1부 주제발언, 노래공연, 소등, 모금 등의 행사를 한시간만에 마치고 사회자 백금렬씨의 '탄핵 강강수월래 개사노래'에 맞춰 시민들이 줄지어 무대에 올라 내려가는 '탄핵보름굿 대동놀이'를 펼쳤다.
본집회에 앞서 금남로 곳곳에서는 떡메치기, 콩떡나누기, 판화 찍기, 찰밥나누기 등 대보름 행사가 열렸다.
한편 이날 금남로 촛불집회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최근 국민의당과 통합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그리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 지도부와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