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국정교과서 최종본에서 전일빌딩 위 헬기 사진 삭제 "만행"

전교조 광주지부(지부장 정성홍)가 5.18진실을 삭제한 국정 한국사 교과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광주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광주지역 역사교사 국정교과서 거부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광주인

전교조는 3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발표한 한국사 국정 교과서 최종본은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주의 역사를 무참히 훼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한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2016년11월28일)에 실려 있었던 전일빌딩 위의 헬기 사진을 삭제했다"고 비판했다. (아래 성명 전문 참조)

전교조는 또 "2016년 12월13일 국과수 발표에 의해 진압군 헬기가 광주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는 증거인 전일빌딩 총탄흔적이 발견되었다"며 "2017년 1월 31일 한국사 국정교과서 최종본 발표를 통해 교육부의 ‘오월 광주정신’ 훼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국정교과서 폐기를 주장했다. 

이어 "500MD헬기의 기총사격 증거는 5.18청문회의 신군부 논리, 일베의 논리 즉 ‘폭도에 맞선 자위권 발동’의 논리를 명백하게 반박하는 결정적 증거"라며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 중 시대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요구되어진 사진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상식에 따라 교과서에 꼭 들어가야 할 중요한 사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 1월31일 교육부가 공개한 한국사 국정교과서에서 삭제된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전일빌딩 위 헬기 사진. ⓒ5.18기념재단 제공

사진 삭제에 대해 전교조는 또 "5.18민주화운동 기간에 일어난 수많은 학살들을 군 자위권 발동의 불가피한 일로 몰고 가려는 행태"라며 "군부독재 학살의 주범을 옹호하는 논리에 부역하고 있는 것"라고 반박했다.

전교조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제로화,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반민주성과 역사왜곡 비판 토론회, 교사 궐기대회, 반대 서명 등 강고한 투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교육부는 부질없는 망동을 멈추고 오월 광주시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오월 진실을 삭제한 국정 한국사 교과서 폐기하라.

[성명서] 오월 진실을 삭제한 국정 한국사 교과서를 폐기하라!

2017년 1월 31일 한국사 국정교과서 최종본 발표를 통해 교육부의 ‘오월 광주정신’ 훼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역사는 현재와 끊임없는 대화라는 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시대의 요구와 필요성에 따라 역사 속 무수히 많은 사건들 중 하나가 선택되어지고 배움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려진다. 2016년 12월13일 국과수 발표에 의해 진압군 헬기가 광주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는 증거인 전일빌딩 총탄흔적이 발견되었다. 자유, 민주, 평화를 훼손하는 신군부 독재 정권에 폭압에 맞서 분연히 일어섰던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명백한 실체적 증거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이를 훼손하는 불의에 저항하였던 광주시민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역사를 오늘을 살고 있는 시민, 자라나는 세대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배워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발표한 한국사 국정 교과서 최종본은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주의 역사를 무참히 훼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2016년11월28일)에 실려 있었던 전일빌딩 위의 헬기 사진을 삭제해버린 것이다. 500MD헬기의 기총사격 증거는 5.18청문회의 신군부 논리, 일베의 논리 즉 ‘폭도에 맞선 자위권 발동’의 논리를 명백하게 반박하는 결정적 증거이며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대되어진 청소년들의 5.18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사진이다.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 중 시대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요구되어진 사진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상식에 따라 교과서에 꼭 들어가야 할 중요한 사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런 사진을 삭제해버린 것은 5.18민주화운동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존엄한 저항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최종본은 5.18이 전남대생의 시위를 과잉 진합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당시 시민을 향한 무자비한 총격을 자위권 발동의 일환으로, 전남도청 학살을 시민수습대책위원회와 계엄군 사이의 협상결렬로 인한 불가피한 일로 왜곡 기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간에 일어난 수많은 학살들을 군 자위권 발동의 불가피한 일로 몰고 가려는 행태이다. 군부독재 학살의 주범을 옹호하는 논리에 부역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일빌딩 위 헬기 사진을 삭제한 것은 그러한 논리가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역사에 반역하는 것인지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삭제하는 것이다.

오월정신이 면면히 계승되어지는 이 땅 광주에서 이런 교과서는 절대 학교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 광주정신의 아들․딸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전교조는 역사교사를 비롯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시민사회와 함께 오월정신을 훼손하는 국정한국사 교과서 폐기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제로화,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반민주성과 역사왜곡 비판 토론회, 교사 궐기대회, 반대 서명 등 강고한 투쟁을 실천해나갈 것이다. 교육부는 부질없는 망동을 멈추고 오월 광주시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2017년 2월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