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기밀해제 미국 안보.정보위 문서 공개

"뉴라이트의 5.18 당시 북한 특수군 수백명 침투설 정면 반박"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뉴라이트의 역사왜곡과 폄훼가 최근 미국 중앙정부국이 기밀 해제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 미국국가정보위원회 문서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5.18기념재단(이사장 차명석)은 2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미국 중앙정부국이 기밀 해제한 1980년 5.18 당시 전후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미국국가정보위원회 북한동향 비밀문건 2건을 공개하고 “지만원 등 일부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5.18 북한 개입설’은 사실과 다른 역사왜곡”이라고 밝혔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운데)가 20일 오전 5.18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 기밀 헤제된 미국 중앙정보국 문서 중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북한의 동향을 분석한 문건을 보이고 있다. 기밀해제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미국국가정보위원회 보고서에는 '북한의 이상 동향이 없음'을 적고 있다. ⓒ광주인

이날 5.18재단이 공개한 1980년 5월9일 작성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 문건은 북한 동향에 대해 ‘아직까지 북한은 한국의 정치불안 상황을 빌미로 한 어떤 군사행도 취하는 기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5.18항쟁 이후인 6월2일에 작성된 미국국가정보위원회 문건에서도 ‘(5.18을 거쳐) 현재까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어떤 행동도 현재의 남한 상황을 전두환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어 이 문건은 5.18항쟁 전후 북한 동향에 대해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의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군은 눈에 띄는 어떤 행동도 전두환으로 하여금 북한의 도발위협을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이는 결국 전두환을 돕는 행위라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고 당시 북한의 남한 정세관을 분석했다.

따라서 이 미국 문건은 그동안 일부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들과 필진들이 5.18항쟁을 “북한 배후 조종”, “북한 특수군 수백명 침투” 등으로 왜곡.폄훼 해온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사실이 아님을 밝히는 주요한 근거자료이자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5.18단체들은 이번 문건이 ‘5.18항쟁 북한 특수군 침투설’을 제기하다가 5.18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돼 현재 공판 중인 지만원 씨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이번 미국 기밀문서의 북한동향 문건을 지만원 공판을 담당한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1979년 10.26 박정희 시해부터 12.12사태, 5.18광주민중항쟁 기간 동안 북한동향은 일본 정보기관 및 각종 정보자료를 통해 ‘이상 없음’이 간접적으로 확인돼 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미국 최고 안보. 정보기관의 문건을 통해 북한동향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기밀 해제된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문서 중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이후인 6월 2일 작성된 보고서. 이 보고서에는 '북한은 남한의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광주인

한편 지난 18일 이임을 앞둔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관은 5.18기념재단을 직접방문 하여1980년 5월2일부터 12월23일까지 주한 미 대사관이 ‘광주상황’ 등 국내정세를 분석해 미 국무부에 보낸 보고서 문건 89건을 전달했다.

미 대사관이 전달한 문건에는 5.18광주민중항쟁을 ‘폭동’(riot) 또는 ‘봉기’(uprising)로 표기하고 있으며, 또 전달받은 문건 중 88건은 5.18재단이 지난 1996년부터 모아온 자료들과 겹치며 나머지 1건은 대학생 재판 상황을 담은 보고서다.

5.18재단은 미 대사관의 이번 문건 전달배경에 대해 “지난해 8월 5·18기념재단이 광주를 방문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에게 ‘미군 정보국에서 1980년 당시 미 국무부에 보고했던 내용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번에 공개한 북한동향 문건은 지난 18일 미국 중앙정보국이 기밀해제한 1200만 쪽 중에서 나온 것으로 20일 아침 미국 현지 조력자를 통해 전달 받았다”며 “리퍼트 미 대사관으로부터 전달 받은 89건의 문건과 미국 중앙정보국이 기밀 해제한 자료 1200만쪽 등을 통해 5.18의 진실을 규명해 나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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