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조선대 해오름관 앞에서 손팻말 시위

반 전 총장, "한국은 준전시상태... 사드 외교로 해결 가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조선대학교 강연에 앞서 한일 위안부 협상 발언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초청강연장인 조선대 해오름관 입구에 들어서려는 순간 광주연전남여성단체연합,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주권연대 청소년공동체 '희망' 소속 회원 30여명이 위안부 발언을 규탄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인 것.

18일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선대학교 해오름관 초청강연을 앞두고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반 총장의 위안부와 사드 발언에 항의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권연대 제공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위안부. 사드 관련 발언에 항의하는 광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 ⓒ광주인

이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손팻말에 '위안부 굴욕합의가 박 대통령의 용단이라??', '사드배치가 마땅하다? 너희 집 앞 뜰에 배치할래?', '역사의식 없는 반기문 NO', '서민 코스프레 반기문 1절만 하세요' 등의 항의 글귀를 들고 반 총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항의시위에 어떠한 해명 발언이나 행동을 보이지 않고 무반으로 강연장으로 들어가려하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비판하면서 뒤따랐으나 지지자들과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에도 반 총장은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가 진도군농민회원들로부터 위안부. 사드 발언과 관련 항의를 받았다.

반 총장은 이날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열린 ‘백남준. 스티브 잡스 지구촌 시민대학’-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언급하고 “조선대학교에 오기 전에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군부 압제에 의해 무자비하게 생을 박탈당한 분들의 명복을 빌었다"며 "호남과 광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발상지이자 성지이다.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민주주의가 정착되었고 지금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민주대국,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강연장인 조선대 해오름관으로 입장하려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인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18일 오전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선대학교 제공

사드배치와 관련 반 총장은 "한국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지금도 준 전시상태이며 한반도도 시리아처럼 지역 분쟁을 넘어서 국제 분쟁으로 될 수 있다"며 "사드는 순수한 방어용이지 오는 미사일을 막는 방어용이다. 이 문제는 얼마든지 외교로 해결할 수 있다. 안보는 한 번 놓치면 끝이고 생명은 한 번 잃으면 그만"이라고 사드배치 찬성입장을 고수했다.

반 총장은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저는 안보에서는 보수적이고 사회, 경제 문제는 취약자와 늘 대화하는 열린 마음으로 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 탄핵정국에 대해서도 "사회 적폐를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되고 이 모든 것은 정치로 귀결된다"며 "이제 정권 교체보다는 정치 교체를 해야 한다. 부정부패의 사슬고리를 끊고 기업이 창업하면 사다리를 받쳐주고 사다리를 오르기 힘든 사람에게는 지팡이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하는 반기문 전 유엔 총장. ⓒ조선대학교 제공

한편 반 총장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쓴 방명록에 '민주주의와 인권보호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민주 영령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더 발전되고 공정한 사회 건설에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일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반 총장은 이날 조선대 강연을 마치고 최근 화재가 발생한 전남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틀에 걸친 반 총장의 호남행보는 정치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사드 발언과 관련 자신의 역사관과 정치관을 공개적으로 비판받는 검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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