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개단체, "전일빌딩 사적지 지정... 옛 전남도청 건물 원형보존" 요구

광주시, 7월까지 전문가. 단체 관계자들과 보존방안 마련 계획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금남로 전일빌딩에 계엄군 헬기의 사격을 입증하는 탄흔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해 밝혀진 것과 관련 5.18단체가 원형보존과 사적지 지정을 촉구했다.

13일 5.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공동입장을 내고 "전일빌딩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안전감정서는 헬기에서의 민간인 사격 등 5·18진실을 밝히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역사적 평가를 내렸다. (아래 입장 전문 참조)

ⓒ5.18기념재단 제공

이들 단체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는 5·18 항쟁기간 헬기에서의 민간인 거주지역 사격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지난 37년동안 정부와 군 당국의 자위권 발동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진압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5.18단체들은 "우리는 광주광역시와 협력하여 총탄자국이 발견된 현장은 원형대로 보존하고, 전일빌딩은 사적지로 지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옛 전남도청 보존공간의 원형복원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아시아문화전당을 규탄하며 총탄흔적 복원 및 보존건물에 대한 광주·전남 시민사회의 원형보존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광주시와 정부에 대해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아직도 미흡한 진실규명과 관련하여 2017년부터 자체적으로 수집한 기록을 토대로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새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실체적인 진실규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중단 없는 5.18진실규명을 강조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정치권도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몇 일전 5.18 진압 작전 시 헬기 사격을 군이 요청했고 많은 탄약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광주소요사태 분석 교훈집’까지 공개돼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은 기정사실화 됐다"며 "이는 전두환 등 신군부가 광주시민들을 대량 학살하려는 의도와 만행이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즉각 헬기 기총 사격에 대한 실상과 살육 작전의 일체 내용을 공개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압 발포명령자도 밝혀야 한다"고 국방부의 기총사격에 대한 작전내용 공개를 촉구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2일 광주시에 보낸 '전일빌딩 탄흔' 감정결과서를 통해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37년만에 공식화했다.

국과수와 광주시에 따르면 전일빌딩 안팎에서 당시 기총소사로 보이는 탄흔이 185개가 발견됐으며, 이중 외벽 35개, 10층 옛 전일방송 내부에서 150여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

탄흔은 '헬기가 호버링(hovering·정지) 상태에서 고도만 위아래로 이동하면서 전일빌딩을 향해 사격한 상황이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감정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 15일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집압군 헬기 기총소사 총탄흔적이 발견된 전일빌딩 현장을 5.18단체 간부들과 함께 찾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특히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내부 기둥과 천장, 바닥, 창틀 등에서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탄흔이 142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일빌딩 외벽의 탄흔 35개는 구경 5.56㎜ 또는 구경 0.3인치 탄환에 의한 흔적으로 추정했다.

국과수는 헬기사격 흔적으로 추정한 이유에 대해 1980년 5·18 당시 전일방송 주변에 10층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과 옛 전일방송 내부 창틀보다 낮은 지점에서 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들었다. 

따라서 옛 전일방송 기둥을 향해 계엄군 헬기가 정지 상태에서 상하로 이동하면서 사격을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과수는 옛 전일방송 내부 탄흔은 구경 5.56㎜ 나 7.62㎜ 소총탄에 의한 탄흔(깊이 6~8㎜ 내외, 직격 2㎝ 내외)으로 판단되지만, 탄흔 크기만 갖고는 탄환의 종류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전남도청 광장 상공에 계엄군 헬기가 날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또 전일빌딩 내부 창틀 주변 목재 마감재에서 식별되는 탄흔의 크기는 M16 소총 탄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과수는 사격한 헬기 종류로 5·18 당시 현장 주변을 기동한 헬기는 UH-1 500MD 기종으로 이 헬기의 무장은 7.62㎜의 실탄을 사용하는 M60 계열의 기관총이나 M134 미니건 계열의 기관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국과수 감정보고서를 곧바로 언론에 공개하고 "전일빌딩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전일빌딩 내에 추념 공간 마련과 보존 방안 위한 TF팀 구성, 그리고 5월 관련단체와 의견수렴 등을 통해 7월까지 보존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전일빌딩을 역사성과 안전성, 원형 복원의 원칙을 갖고 모두가 기억해야 할 5·18유적으로 보존하고 오월의 역사를 온전히 지켜내겠다"며 원형보존과 역사공간 조성 등을 밝혔다.

 

국과수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에 대한 5월단체의 입장 [전문]

5·18민주유공자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전일빌딩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안전감정서는 헬기에서의 민간인 사격 등 5·18진실을 밝히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는 5·18 항쟁기간 헬기에서의 민간인 거주지역 사격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지난 37년동안 정부와 군 당국의 자위권 발동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2. 우리는 광주광역시와 협력하여 총탄자국이 발견된 현장은 원형대로 보존하고, 전일빌딩은 사적지로 지정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3. 우리는 옛 전남도청 보존공간의 원형복원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아시아문화전당을 규탄하며 총탄흔적 복원 및 보존건물에 대한 광주·전남 시민사회의 원형보존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4. 우리는 아직도 미흡한 진실규명과 관련하여 2017년부터 자체적으로 수집한 기록을 토대로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새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실체적인 진실규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2017. 1. 13.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