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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00일 추모시- 또, 다시 피는 꽃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제에서

또, 다시 피는 꽃
장헌권 목사

개나리 벚꽃 소식 가득한 4월
슬픈 항구에 짙은 안개 스며드는
잊을 수 없는 세월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그렇게 몇 번 계절이 오고갔다
봄꽃 구경 떠난 아이들 다시 봄꽃이 몇 번 피어도 돌아오지 못했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을 도려내는 슬픔은 강물처럼 흘렀지만 세월은 멈췄다
피눈물범벅으로 하늘나라 수학여행 떠났다

채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가슴이 아파서 차마 가슴에 묻을 수 없다
쏟아지는 햇빛 비바람 불어오는 광장 가슴을 후벼 도려내는 팽목항 안산과 동거차로 광주 법정 국회 청와대 시커먼 울음을 삼키고 십자가를 메고 3000리가 넘는 길을 걷고 또 걸었다
흥건한 슬픔의 피가 견고한 아스팔트에 적셔가면서 삼보일배
노란리본 친구들과 도보순례
식음을 전폐하면서 보타지는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몸부림치면서 삭발을 하고 가슴에 이름 석자 학생증을 보듬어가면서 수의를 입고 피지 못한 꽃봉오리 영정을 만진다
토해낼 수 없는 설움이 침몰하는 어두운 바다 밑을
걸으며 울고 울지 않기 위해 또 울었다
그렇게 100일 200일 300일 그리고 500일을 보내는 동안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참은 거짓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하면서 손을 내어주고 마음을 내어주는 이웃과 함께 했다

진실 마중과 배웅길 동네 촛불 한 자루가 불꽃의 파도가 광장에 넘실거리고 있다
민주의 사거리에 아침을 깨우는 사람들
양심선언하라는 노란 편지를 기억과 행동으로 접어 우체통에 보낸다
예술인들은 노래와 그림과 춤으로 끝 간데 없이 멍든 바다를 바라보는 기다림의 마음을 보탠다
하루하루 침묵으로 천일순례를 떠나는 구도자처럼 신발이 다 닳기 전에 진실에 닿기를 염원 한다 600일 800일 그리고 오늘 1000일이지만
팽목항 아홉 개의 노란깃발 밤바람에 나부끼며 보고픈 마음 사무쳐 흐느끼는 슬픔의 생명꽃이다

“현철아 엄마 아빠는 숨 쉬는 것도 미안해”
“영인아 배 올리자. 보고 싶어 미치겠다.”
“내 사랑 다윤아! 엄마는 너를 끝까지 기다릴게“
“은화야, 너랑 나랑 바꿀 수만 있다면”
“여보 그립고 보고 싶어요”
“여보 배 좀 들어 올려요”
“엄마를 찾아야 아들 가슴에 여한이 없죠”
“혁규야 ! 지연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
“아빠 너무 보고 싶어요”
영정 사진 대신 애타는 절절함으로 가득차있다

세월호 기억 저편에 진실을 소환했다

그때는 십자가 고난의 한 복판이다

이제는 죽임을 이기고 다시 살아난 부활의 꽃으로

우리 자녀들과 엄마 아빠들의 환한 얼굴과 못다 핀 꽃들이

흐드러지게 노랗게 피는 그날이다.

장헌권 목사  suhjungc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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