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통령도 공짜로 생기지 않는다

지난 1월 5일, 문재인은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 기조연설에서 대선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을 발표했다. 정치인의 공약은 빌 공(空)약이라고 하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내용은 잠시 후에 보자.

발 디딜 틈도 없는 인파. 손마다 밝혀 든 촛불. 저 촛불의 의미는 무엇인가. 간절한 소망이다. 최순실이란 요물과 더불어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향해 절망과 분노가 함께 폭발한 국민의 함성이다.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국민은 빌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도 훌륭한 대통령을 갖게 해 달라.’

■대통령 복 없는 국민

솔직하자. 남의 덕에 해방이 됐다. 애국지사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패했다면 우리는 왜놈의 종노릇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해방도 되고 민주주의 한다고 선거도 했다. 고무신 한 켤레 막걸리 한 사발에 표를 넘겼다. 선거가 제대로 될 리가 있는가. 먹고 살 걱정 없는 친일파들은 공부 많이 해서 출세하고 해방이 된 후에도 떵떵거렸다. 그들이 국회의원이 됐으니 정치가 제대로 되겠는가. 정치는 골병이 들었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다. 박근혜가 국정을 농단해서 탄핵을 당할 판이다. 탄핵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탄핵이 안 된다면 천만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다.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이승만 탓이고 미국 탓이다. 힘없는 백성이 무슨 죄냐. 죄도 없이 죗값을 치렀다. 이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박근혜 같은 대통령을 상상해 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다시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은 국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김진태나 이완영 말고는 말이다.

■좋은 대통령 뽑을 생각만 하자

박근혜가 탄핵되면 대통령 선거는 불과 5개월 정도 남는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열 손가락이 넘친다. 이들 중에는 개헌부터 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다. 헌법이 나빠서 박근혜가 생긴 줄 아는 모양이다. 연필이 나빠서 공부를 못했다고 늘 웃기는 친구가 있었다. 헌법이 나빠서 박근혜가 최순실이와 놀아났는가. 헌법이 나빠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미르·K스포츠 재단’을 만들고 100년이 넘는 전통의 이대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는가.

배고픈 강아지처럼 개헌을 찾는 이유는 딱 하나다. 개헌으로 대선 판을 흔들고 문재인의 발목을 잡자는 것이다. 문재인이 개헌을 반대했는가. 그런 적 없다.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걸고 대선 후에 하자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로 결정하자고 했다.

종편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이 개헌을 마치 국민 여론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종편에 나와서 정치 평론을 한다는 몇몇은 한두 달이면 개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헌이 땅콩 까먹듯 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떠드는 사람이나 방송이나 죽이 제대로 맞는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을 동지라고 한다. 그러나 이해타산을 따져서 만나고 헤어지면 동지라고 할 수가 없다. 정치판에 이합집산이 바로 그렇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원수다. 안희정이 손학규에게 한 방 날리니 길길이 뛴다.

대선을 앞두고 연대니 제휴니 하는 소리에 귀가 따갑다. 그들이 목메는 연대와 제휴가 무엇인가. 이들은 서로 뜻이 맞는 동지들인가. 자신만을 앞세우는 이들의 연대나 제휴는 결코 성공할 수가 없고 그것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보다는 국민 앞에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고 지지를 요구하는 것이 당당하고 떳떳하다.

노무현에게 배워야 한다. 노무현은 꼼수를 쓰지 않았다.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2%의 지지율로 출발한 노무현은 한화갑의 아성이라는 광주에서 이기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우뚝 섰다. 불리하다는 여론에도 정몽준과 당당하게 승부를 했다.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지도자의 용기며 국민에게 보여주는 신뢰다.

지금 여론의 대선 지지도 1위는 문재인이다. 대세론 운운하지만 대세론이란 구름 같은 것이다. 다만 문재인에 대한 호 불호를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매체가 여론조사에서 1위라고 한다.

신뢰도 1위로 꼽는 한겨레신문이 ‘리서치플러스’를 통해 지난 해 연말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10개 매체 중 9개가 문재인이 1위고 반기문이 1위인 곳은 서울신문뿐이다.

새 해 들어 보수적 인터넷매체인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1~2일 전국의 성인 1천153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재인의 지지율은 지난해 보다 1.6%p 상승한 32.2%를 기록했고 반기문 21.3% 이재명 10.0%이었다.

■문재인을 타도하라

제3지대론이나 연대론이나 그밖에 모든 주장에는 문재인이 있다. 타도의 목표다. 그러나 문재인을 넘지 못한다. 정치는 생물이라서 눈앞에 일도 모른다지만 그들의 초조감만은 알 수 있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닌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위기의식, 몸살이 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 없다. 문재인 타도 전선에서 우리는 동지다. 국민의 당 주승용 대표는 ‘집권을 못해도 문재인과는 손을 안 잡는다.’ 이걸 말이라고 하는가. 이게 호남의 민심인가. 대답해 보라.

정치인들의 생각에 대해 묻는다면 국민들이 웃는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이 한 몸 다 바친다고 입술이 부르튼 약속.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걸어 온 발자국은 너무나도 추하게 남아 있다. 그들은 제발 지워졌으면 하는 자국이지만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손학규의 철새 노릇을 어찌 잊을 것이며 반기문에 배은망덕을 어떻게 잊는단 말인가. 박지원의 화려 무쌍한 정치편력을 지워버릴 수 있는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정치인 없다고 한다. 국민들은 그렇게 믿는다. 반기문이 귀국을 한다니까 벌써 시끄럽다. 저 유명한 박연차로부터 23만 불을 받았다는 소리가 나오고 반기문은 펄펄 뛴다. 그럼 그렇지 반기문인들 별수 있느냐는 냉소다. 문재인은 어떤가. 무슨 소문이 있는가.

‘양산에 있는 집의 처마 끝이 허공에서 30 센치 더 나와 규정을 어겼다고 했다. 문재인이 지은 집도 아니었고 집을 살 때도 몰랐다. 소송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됐다’ 이는 문재인이 <시사인>과의 공개 TV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털고 털어서 나온 먼지가 처마 끝 30센티라는 말에 방청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호남 폄훼 발언이라는 것도 있다. 문재인의 부친이 양말장사를 했는데 장사에 서툴러서 실패했다. 그것을 호남 때문에 망했다고 문재인이 했다는 것이다.

기막힌 것은 이런 허무맹랑한 음해를 한 것이 참여정부에서 거대국영기업 고위직에 임명됐던 사람이다. 부정비리에 연루되어 처벌받은 사람의 원한은 이렇게 호남 폄훼 발언으로 둔갑했다.

파출소장 인사에도 개입한 사람. 이권개입에 실패한 사람, 공천에 낙천한 사람, 모두 참여정부와 원수가 됐다. 문재인만 잡으면 된다는 집념, 자신의 퇴진으로 정치가 바로 된다면 미련 없이 정치를 포기할 문재인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20년이 넘게 지켜본 나의 결론이다.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감정과 정면으로 맞서서 싸웠다. 그러나 바로 김대중 대통령의 수족과 같이 충성을 바친 사람들이 지금 문재인을 잡기 위해 지역감점을 악랄하게 조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지원이 말한 문재인의 호남차별과 호남 폄훼다. 진중권 교수가 정확하게 짚었다.

“한 마디로 문재인이 호남 사람들 사기꾼으로 몰았다는 이런 얘기죠?” “전국의 유권자들, 호남 유권자들 똑똑히 보세요. 박지원, 이 분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문재인 대표의 자서전 ‘운명’에 호남사람 때문에 아버지가 망했다는 구절은 어디에도 없다. 호남의 영세업체들에게 양말 납품하다가 그 업체들이 부도나는 바람에 미수금 못 받아 망했다는 게 호남 차별인가요?” “그럼 서울에서 미수금 못 받으면 서울 차별이고, 영남에서 부도나면 영남차별인가요? 이런 X소리를 선동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게 지역주의 쓰레기들이 애먼 호남 분들 볼모로 잡아놓고 마타도어를 하는 전형적인 방식” “박 의원의 거짓말은 지역주의자들이 순진한 유권자들 세뇌시키는 방식의 전형을 보여 준다”

“진즉에 퇴출되었어야 할 인간들이 지역에 내려가 싸돌아다니며 저런 거짓말로 민심 현혹시키고, 자기의 정치적 생명을 고무줄처럼 늘리는 것”

이제 이런 마타도어 음해에는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

박지원이 정성을 다해 모신 김대중 대통령은 대표적인 지역차별의 희생자다. 박지원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 지역감정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 그것이 호남을 위하는 것인가. 호남공화국의 대통령이라도 될 생각인가.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 호남을 위해서라도 지역감정에 매달리는 정치는 버리기 바란다.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된 우리나라

식사자리에 찬거리가 됐다. 자고 깨면 거미 뒷구멍에서 쏟아져 나오듯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끝이 없고 한이 없다. 박근혜가 얼마나 허수아비 대통령이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민은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다.

은팔찌 차고 줄줄이 특검에 소환되는 고위 공직자들의 모습을 보며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도 한심할 것이다. 처자식들 볼 낯이 있는가. 높은 벼슬아치들이 이렇게 망가진 모습은 처음 본다. 벼슬이 좋기야 하겠지만, 사람대접을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박근혜와 최순실이 멀쩡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 것이다. 나라의 인적 재산을 탕진한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언론들이 한국의 현실을 앞다투어 보도한다. 그들이 얼마나 웃을 것인가. 두 여자가 나라를 망친 과정과 내막을 보도하며 기막힌 나라도 다 있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의 몰락과 함께 참혹하게 무너지는 새누리당을 보면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제발 제대로 된 대통령 좀 뽑자

이제 다시 문재인의 공약이랄 수 있는 약속을 보자.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 좌담회’에서다.

첫째, 청와대 특권을 버리고 국민과 소통하겠다.
둘째, 확실한 검찰개혁으로 법치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
셋째,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

▲적폐청산의 시작은 국민과 함께하는 청와대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의 특권을 내려놓고 대통령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겠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하겠다.

대통령이 있을 곳은 구중궁궐이 아니라 광화문 청사이며 대통령 집무 청사를 광화문으로 옮기겠다. 청와대와 북악산을 국민에게 돌려주어 서울을 상징하는 시민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

'대통령의 24시간’도 공개하겠다.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들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 '인사추천 실명제’로 추천부터 인사 결정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겠다. 밀실 정실 인사가 감히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화 하겠다. 

대통령 경호실도 없애고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위상을 조정하겠다.

▲검찰개혁의 첫 걸음은 부패한 정치검찰의 청산이다.

권력사유화의 도구가 되었던 정치검찰은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부패검찰, 정치검찰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법치를 똑바로 세울 수 없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제어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겠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인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고,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 보충적 수사권만 갖도록 할 것이다.

▲국정원을 해외 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

그 동안 국정원은 국내정치에 깊숙이 개입했고 간첩을 조작하고 국민을 사찰했고 불법선거운동을 일삼았다.

국민사찰, 정치와 선거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 4대 범죄에 연루되고 가담한 조직과 인력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

국정원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보기관으로 쇄신하겠으며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대북한 및 해외, 안보 및 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최고의 전문 정보기관(한국형 CIA)으로 새 출발하게 하겠다.

훨씬 강한 안보 능력과 정보력을 갖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

이와 함께 간첩조작 등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국내정보활동의 빌미가 되어왔던 국정원의 수사기능을 없애겠다. 대공수사권은 특별히 국가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하여 대공수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

■국민의 염원과 함께 하는 대통령

우리 앞에 산적한 국가 적폐를 대청소하지 않고서는 희망의 나라로 나아갈 수 없다. 1천만 촛불국민은 공정한 나라, 원칙과 상식이 똑바로 선 나라를 만들라고 명령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나라다운 나라,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라는 소박한 요구다. 이제 국민의 명령에 정치가 답해야 하고 그런 정치인을 선택할 의무가 있다.

■동지는 적이 아니다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문재인의 약속’을 두고 자신이 이미 대통령이 된 듯이 행동한다고 비난을 한다. 문재인이 대권후보 중에 한 사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자신의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비난받을 일인가.

문제는 믿을 수 있는가다. 걸어 온 길을 보면 갈 길이 보인다. 신뢰받는 정치인을 국민은 원한다. 문재인이 그런 정치인이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엄청나다. 저들은 민주개혁세력 분열에 총력을 기울인다.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 그들의 추악한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동지는 적이 아니다. 죽으나 사나 모두 함께 가야 한다. 국민이 문재인과 함께해야 한다. 마지막 기회다. 준비된 자의 사전에 실패란 단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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