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철저하게 검증해야

병신년(丙申年)에 쓰는 마지막 칼럼이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늘 되풀이되는 말이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모래알같이 많은 인간이 뒤엉켜 살고 있으니 어찌 조용하겠냐만 올해처럼 국민들 속병 앓은 해도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실력도 없이 손에 권력을 틀어쥔 못난 대통령이 역시 못된 여자와 어울려 나라를 맘대로 주무른 이른바 국정농단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다시는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역시 사람이 먼저다.

■준비된 대통령은 있는가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잘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정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에서 돕는 사람들도 제대로 된 사람이어야 한다. 지도자는 눈이 밝아야 사람을 볼 줄 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지도자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경구다. 김기춘이나 우병우 같은 인물이 아무리 똑똑하면 뭘 하는가. 차라리 바보가 낫다.

ⓒ노무현재단 누리집 갈무리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을 알 것이다. 준비된 사람은 우환이 닥쳐도 잘 극복해 낸다. ‘준비된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 말이다. 시원찮은 김영삼 대통령이 저지른 IMF의 국난도 극복해 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도 국민이 지금처럼 마음고생 없이 살았다. 남북 간에 충돌도 없이 지냈다. 국민의 여론조사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존경을 받는다. 강요로 받는 존경이 아니다.

대선후보들이 참 많다. 대통령 ‘깜’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과연 그들이 진짜 깜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국민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 건성으로 넘기면 그야말로 씻지 못할 후회를 남기게 된다.

우리 국민들이 뼈가 아프도록 겪은 고난의 상당부분은 잘못 선택한 대통령 때문이다. 전쟁이 터지니까 저만 살겠다고 먼저 줄행랑치고 국민들에게는 서울 사수하니 꼼짝 말라고 방송을 해서 ‘비도강파(非渡江派)’란 멀쩡한 빨갱이를 양산해 억울하게 죽게 했다. 세월호는 침몰하는데 애들에게 꼼짝 말라는 인간과 무엇이 다르랴.

일일이 꼽을 수도 없을 정도다. 적어도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면 피가 마르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게 책임이고 의무다.

백만 촛불의 외침을 들으며 저렇게 현명하고 위대한 국민이 어쩌다가 저런 대통령을 뽑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감사 나갔다가 촌지 받고 사표 낸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고 국정조사 새누리 간사다. 그 인물도 국민이 뽑았다.

해외순방할 때 변기나 화장대를 챙겨서 다니는 것이 준비가 아니다. 금쪽같은 우리 어린 새끼들이 물속에서 죽어 가는데 머리 올리는 치장이 준비된 대통령은 아니다. 재벌들 불러놓고 돈 내라고 해서 ‘미르·K스포츠재단’ 만들어 퇴임 후 준비하는 것이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다. 박근혜로 진저리 나는 경험을 했다. 이제는 진짜 준비된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누가 준비된 대통령인가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들이 저마다 정치적 미래를 펼친다. 공약이라고 봐도 된다. 그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개헌이다. 우리는 좋으나 싫으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살 수가 없고 그중에 기둥이 헌법이다. 저마다 헌법을 고치자고 한다. 당연히 못 된 헌법은 고쳐야 한다.

총 칼로 집권한 박정희가 만든 유신헌법이란 개도 못 줄 헌법으로 체육관선거를 통해 평생 대통령을 해 먹으려다가 궁정동에서 비명에 가고 그 덕에 전두환은 팔자에도 없는 대통령을 해 먹었다. 이런 헌법은 없애기 위해 국민은 피 흘리며 투쟁을 했다. 박근혜 역시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왜곡된 후광으로 능력도 없는 머리로 대통령이 됐다. 그 증거가 바로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개헌은 만병통치 처방인가.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 오늘의 헌법이 오류가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인생사 모두에는 때가 있다. 냉수도 급히 마시면 체한다. 지금이 바로 개헌을 해야 할 시기인가. 박근혜의 탄핵으로 국민은 대선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저마다 이해가 엇갈리는 정치인들이 개헌이란 밥그릇을 두고 뒤엉켜 다툰다.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개헌은 대선후보들이 공약으로 내 걸고 당선되면 반드시 실천하면 된다.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라

수많은 대선후보 중에서 누가 가장 준비된 모습을 보여 주는가. 호불호와 상관없이 여론은 문재인 후보를 꼽는다. 그가 발표하는 약속은 대선공약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선명하게 제시한다. 그중에서 개혁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확신을 가지고 제시했다. 이른바 정치평론가라는 친구에게 물었다. 현재 누가 가장 준비된 대통령 깜이냐. 망설이지 않고 나온 대답은 문재인이었다.

그가 ‘준비된 대통령’으로 문재인을 꼽는 이유는 대선공약과 다름없는 그의 개혁론이다. 그는 언론인터뷰나 공개강연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개혁의지를 피력했다. 그의 개혁의지는 보다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있다.

언론개혁과 검찰개혁. 그리고 재벌개혁은 그가 한결같이 주장하는 민주개혁의 기둥이었다. 이 같은 그의 개혁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골수에 든 병균처럼 빠져나가지 않는 언론과 검찰과 재벌의 부조리는 만악의 근원이 되어 있다. 이들을 개혁하는 데 성공을 한다면 다른 문제들은 실타래 풀리듯 자연스럽게 힘들이지 않고 풀릴 것이라 믿는다.

■준비된 대통령과 준비된 국민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늘 한 말이 있다.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그가 걸어 온 길을 보면 된다고 했다. 지금 세상은 하도 고약해서 남몰래 방귀 뀐 것도 알아낸다. 못된 정권은 문재인에 대해 이 잡듯이 뒤졌다. 결국 찾아낸 것이 양산 집 처마 끝이 조금 삐져나왔다는 사실뿐. 보고를 받는 최고위층이 가슴을 쳤다는 후문이다. ‘세상에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그러나 오늘의 국민은 이런 지도자를 목매게 갈망한다.

왜 대한민국의 고위층은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국회의원 그들의 아들까지 허약한가. 그들만 같으면 대한민국 군대는 유지가 안 된다. 국무총리는 두드러기(담마진) 때문에 군대를 못 갔다. 이명박은? 복잡하니 관두자. 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대장까지 올라갔으나 차라리 군대에 가지 않았으면 좋을번 했다는 국민도 있다. 병역비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종북몰이도 척결해야 한다.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빨갱이다. 오죽하면 문재인이 한탄을 했을까. 공수특전단 출신인 자신을 종복으로 몰아가는 기막힌 현실에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근본적으로 척결해야 한다.

■준비된 대통령도 국민이 검증해야

대한민국 국방력은 세계 몇 위냐. 북한의 경우는 어떤가. 한국은 세계 국방력 순위 9위며 북한은 36위다. 게임도 안 되는 수준이다. 기밀이라지만 국방비 지출도 수십 배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자기들 나라 군대, 작전통제권 하나 제대로 할 수도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나 국방장관이요, 나 참모총장이요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기입니까? 작전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사실 창피한 것으로 말하면 어디 하나둘인가. 물이 새는 군화. 총알이 뚫고 나가는 방탄복. 포탄이 안 나가는 탱크. 어군탐지기를 장착한 구축함. 얼굴이 화끈거려 말할 수도 없다. 이것이 바로 방위산업의 현주소다.

전쟁이 터지면 미군한테 달려가 총을 쏴도 되느냐고 물어봐야 할 판이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당당한 대통령. 문재인은 전쟁을 해도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번 옳은 얘기가 아닌가.

검찰개혁도 그렇다. 얼마나 우수한 인재들인가. 그러나 몇몇 정치검사가 검찰의 위상을 오물통에 처넣었다. ‘우리가 남이가’나 뇌까리는 김기춘. 동행명령장을 안 받기 위해 피해 다니는 우병우. 대부분의 검사가 땅을 친다.

언론은 어떤가? 

‘기레기’라는 자조속에 신분을 밝히지 못하는 기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평생 글을 쓴 자신이 부끄럽다. 언론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 이것이 언론개혁의 목표다. 

재벌개혁은 어떤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GS그룹 허창수 회장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CJ그룹 손경식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쥐똥 씹은 얼굴로 왜 저들이 저 자리에 앉아 있는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다 

대선후보들은 저마다 공약을 내 세운다. 가능한 공약인가. 준비된 공약인가. 텅 빈 공약인가. 이를 감시하고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당한다. 박근혜에게 당하듯 또 땅을 치게 될 것이다.

거론되고 있는 대선 후보들 가운데 청와대로 갈 사람은 하나뿐이다. 그가 5년 동안 이 나라를 통치할 것이다. 온 국민은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정말로 나라를 제대로 통치해 주기를 빌고 또 빌 것이다. 다시는 박근혜 같은 대통령이 나오지 않기를 염원할 것이다.

좋은 대통령은 누가 뽑는가. 국민이다. 국민들은 후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꼼꼼히 따지고 또 따져야 한다. 진정성을 살펴야 한다. 현명한 국민만이 훌륭한 대통령을 가질 자격이 있다.

병신년이 간다. 다시는 병신년의 재앙이 나타나지 말기를 국민이 기원한다. 새해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나온다. 누가 진실로 준비된 대통령인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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