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만명 '박근혜 퇴진', '적폐 청산' 외쳐
성탄 전야에 1만여명의 광주시민들은 금남로에서 '탄핵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24일 오후 6시부터 열린 9차 광주시국촛불대회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 등과 함께 '박근혜 퇴진', '적폐청산', '황교안 사퇴' '김기춘, 우병우 구속' 등을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가족과 함께 산타 옷, 모자 등으로 꾸미고 집회에 참석 성탄 전야의 분위기를 한껏 연출하기도 했다. 주최 쪽도 캐릭터 풍선인물을 준비하여 집회장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또 최근 국회 국정조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수갑찬 모습을 그린 형상물도 등장했다.
식전행사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이 헌법재판관에게 연하장 쓰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 관련 책자 판매 그리고 풍물굿 등이 펼쳐졌다.
아홉번째 금남로 촛불집회는 김현석 민주노총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장의 사회로 주제발언과 시민자유발언 그리고 문화공연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박상규 광주엔시시 대표(목사)는 " “예수님 성탄의 정신으로 우리들이 밝히는 촛불도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것이라며 "특별히 촛불이 의롭고 부끄럽지 않는 나라에 대한 국민 모두의 마음의 촛불에서 시작될 때 이 마음의 촛불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주권시대를 밝힌 촛불은 박근혜의 꼼수도, 최순실 일당의 위증도, 새누리당의 육탄방어도, 정치인들의 정치 공학적 이합집산으로도 , 헌재의 심판으로도,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수저들의 특권과 반칙이 사라지고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수구보수가 사라질 때가지, 경제민주화와 복지 그리고 평화통일을 이룩한 자랑스런 나라가 올 때 까지 타오르를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즉가 하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승환 전국공무원노조광주시지부장은 강 지부장은 "공무원노조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윤장현 광주시장도 '국민의 명령에 따르는 특단행동이다'고 했고 다수의 구청장들도 이런 상황을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데 유독 한 곳에서는 퇴진 현수막이 수난을 받고 있다"고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강 지부장은 "해당 지자체 청장은 '촛불 참여는 합법이고 노조의 현수막은 안된다'고 했는데 정권의 눈치를 보며 국민들을 외면하는 구태의연한 행동을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임 구청장을 비판했다.
강 지부장은 "국민들의 정서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며 "국민과 함께 하는 것이 죄라면 기꺼이 고발을 당하고 징계를 당하겠다. 그보다 더한 협박이 있다고 해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시민자유발언에서는 장애인 아들과 어머니가 무대에 올라 "장애인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나라, 우리 아이들에게 올곧는 나라를 물려주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장애학생은 촛불집회 주최 쪽에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 가요'라는 글귀와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서구 풍암동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고시생도 "우리가 촛불을 든 것은 박근혜 한 명만 퇴진시키려고 든 것이 아니다"며 "적폐를 청산할 때 까지 촛불을 믿고 스스로 거리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고시생은 야권에 대해서도 "국회에 개헌특위, 여야정협의체를 설치한 것은 정치권이 촛불민심을 모르는 헛발질"이라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노동법 폐지, 국정교과서 폐지, 사드 배치 중단 등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할 수 없다. 오직 촛불국민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바리톤 이형기 성악가의 가곡과 색소폰 연주, 가족밴드 공연 등이 어우러져 성탄 전야 분위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저녁 7시에는 소등 상황극을 연출했으며 이어진 영상에는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의 진실이 비춰졌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지난주에 이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함께 했으며 사회자의 소개를 받기도 했다. 재정보고 시간에는 200만원을 보낸 이름 없는 시민의 훈훈한 미담이 소개됐다.
촛불시민들은 촛불대행진을 펼친 후 백금렬, 지정남 씨 사회로 수안스님, 가수 주권기, 김성훈 씨 등이 부르는 흥겨운 노래와 함께 집회를 종료했다.
이날 금남로 촛불집회는 "박근혜 퇴진과 '성탄 전야'가 조화를 이룬 촛불문화축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는 오는 31일 10차 광주시국촛불대회를 기존 '제야의 종' 행사를 '하야의 종'으로 바꿔 '송박영신'을 시민과 함께 꾸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