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詩] 초
[촛불 詩] 초
  • 김완수 시인
  • 승인 2016.12.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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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김완수 

깨어 있는 자들은 알지
오르지 못할 것 같은 산을 오를 때
팔띠 두른 사람이 소리 높여 막아도
수굿이 뒷걸음질 치진 않는다는 것을
언뜻 눈 녹아 보이는 산을 오를 때
낙석보다 무서운 주의 푯말이 서도
그렁그렁한 눈으로 돌아서진 않는다는 것을

주먹 불끈 쥐는 일은
뜨거울수록 단단해지는 초를 들려는 것
파열의 목소리가 입막음할 때마다
잠꼬대같이 웅얼거릴 순 없어
목구멍에서 끓어오르는 침묵의 가래는
함성으로 시원하게 내뱉어야 한다는 것을
깨어 있는 자들은 알지

깨어 있는 자들은
부둥켜 뜨거워지려 할 때
정전(停電)의 물벼락이 쏟아져도
닫힌 서랍에서 다시 초를 찾아
기억의 심지에 불을 붙이지

깨어 있음은
초 하나 얼굴만큼 쳐들어
서로에게 약속을 보인다는 것
날숨이 깊을수록 불 활활 타오름을
약속보다 크게 믿는다는 것

깨어 있는 자들은 알지
캄캄한 방을 밝히면
차가운 광장도 데워질 수 있다는 것을

 















 

 

 

 

 

 








1970년 광주광역시 출생
1998년 전북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졸업
2013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14년 제10회 5·18문학상 시 당선
2015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15년 제2회 금샘문학상 대상 수상(동화)​
2016년 푸른책들 ‘푸른 동시 놀이터’ 추천 완료(동시)​​
현)전북 전주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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