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추해지지 말라

“이게 나라냐” 자신이 사는 나라에 대해서 ‘이게 나라냐’고 거침없이 내뱉는 국민의 심정은 어떤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다.

■저것도 사람이냐

수치심은 인간과 짐승을 가르는 경계다. 소귀에 경 읽기란 말의 의미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왜 이리도 이 말을 들어야 할 인간들이 많은가. 저것도 사람인가?

분명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사람이라도 할 수 있으나 하는 짓을 보면 도저히 사람이 아니다. 청문회를 보면서 나오는 말이다. 하나같이 지식인이란 딱지를 달고 사는 인간들이다. 국회의원, 장관, 대학교수 등등. 청문회에 나온 인간들이다.

근본도 모르는 여자에게 혼을 빼앗겨 ‘이게 나라냐’라는 소리를 듣게 만든 박근혜나 그를 등에 업고 온갖 못된 짓은 골라가며 한 탐관오리들에게 ‘저것도 사람이냐’라고 한다면 뭐라고 할 것인가. 아침에 눈을 뜨기가 겁이 난다는 국민들이 태반이다.

지난 17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7차 광주시국대회에서 식전 공연 중인 촛불풍물패. ⓒ광주인

박근혜는 탄핵당할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했다. 국회가 잘못이고 촛불을 든 수백만 국민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말이 역시 ‘저것도 사람이냐’ 바람이 불면 촛불도 꺼진다. 김진태가 한 말이다.

광장에 나온 새누리 김진태와 이우현을 칭찬할 수 없는 것은 만용이 용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를 뽑아준 유권자의 참담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토요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77만 국민들에게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느낀다. 저 촛불이 아니었다면 그나마 희망을 어디서 구할 수 있었겠는가. 헌법재판소 앞과 황교안 총리공관 앞에 촛불이 타오른다. 무슨 의미인지 그들은 잘 알 것이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라는 의미다.

대법원장이 사찰을 당했다고 난리다. 다시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이게 나라냐’다. 김기춘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역시 ‘우리는 남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저것도 사람이냐. 벌써 국민이 했어야 할 소리다.

지난 17일 삼청동 총리공관까지 행진한 8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한 최순실 내각의 즉각퇴진을 요구하고 있다.(사진 - 신혁 기자)

■대통령과 프로포폴

‘향정신성의약’이 뭔가 했더니 마약이다. 히로뽕이나 아편 같은 거다. 이제 우리 국민은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해서 도사가 됐다. 박근혜와 최순실 덕이다. 요즘 초등학생도 알 정도인 프로포폴은 중독되면 억제가 안 된다고 한다.

최순실이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3년간 136회 8,000만원 어치의 시술을 받았다고 확인됐는데 이 정도면 완벽한 중독자다. 박근혜는 자유로운가. 마약중독 대통령이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박근혜, 아마 속으로 그러겠지. ‘여자가 올림머리 치장 좀 하고 화장하는데 시간 좀 썼기로 그게 무슨 죄냐?’ 거울 보고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동안에 우리 자식들은 바닷물 마시며 괴롭게 숨졌다. 하늘이 용서 못 한다. 자식을 안 낳아봐서 그런 것인가.

■지식인의 곡예

17일 7차 광주시국촛불대회가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인

원숭이가 나무를 잘 타는 건 맞지만, 한계가 있다. 한없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위험하면 포기한다. 국민들은 보았을 것이다. 인간의 추악한 나무타기를. 지식인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장관을 지냈다는 지식인. 대학교수라는 지식인. 4성 장군이라는 지식인. 이들이 청문회에서 보이는 행동은 구역질이 난다. 양심은 눈 씻고 볼래야 볼 수가 없다. 오로지 나만 살겠다는 추악함이다. 이들이 지식인으로 행세하고 지도자로 군림했으니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올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학 총장과 학장, 입학처장, 교수라는 자들이 청문회에서 늘어놓는 변명을 들으며 저들에게 배운 학생들이 가엾다. 청문회장에 앉은 스승의 모습을 보며 제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스승에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은 어디로 갔을까. 저들이 다시 강단에 서서 제자들에게 무슨 강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는 스승은 이미 스승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참모총장을 지낸 김장수가 청문회장에서 무슨 소리를 하던가. 세월호 참사 당시 안보실장으로서 그가 보인 행동은 차마 부끄러워 말을 할 수가 없다. 4성 장군의 판단력이 그 정도였다면 전쟁이 났을 경우 소름이 끼친다. 저런 장군을 믿고 국민은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했던가. 두드러기로 군대 면제를 받은 대통령권한대행이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든다.

■황교안! 꼴값 한다는 의미를 아는가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 한 마디로 꼴값한다는 의미다. 황교안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다. 대행이라 해도 대통령 글자가 붙었으니 그게 어딘가. 족보에 오를 것이다. 그것으로 만족을 못 하겠는가. 하는 꼴을 보니 대통령 찜 쪄 먹을 판이다. 대행이란 대신으로 자리 좀 지키라는 것이다.

나라가 불행해서 박근혜가 탄핵으로 대통령 노릇을 못하니 대신 의자나 지키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정답이다. 한데 무슨 헛발질인가. 대통령의 준하는 의전을 바란다는 소리를 듣고 참 졸렬 무쌍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이 안 되는가. 그는 박근혜와 더불어 탄핵이 됐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나랏꼴이 안 되려니 참으로 별꼴을 다 본다. 국민들은 철 좀 들라고 한다.

■박근혜의 마지막 몸부림

지금 박근혜는 무슨 생각을 할까.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최순실에게 의지해 살아 왔는데 순실이 감옥에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어찌 피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으랴. 이런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이다. 속은 것이야 무슨 죄가 있느냐. 속인 인간이 못된 것이다.

박근혜에게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것이다. 생각이 안 나면 항상 본다는 방송을 보면 안다. JTBC를 편파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조 중 동 종편을 보라.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피눈물이 날 것이다.

이제는 진실로 참회할 때가 됐다. 철부지처럼 날뛰는 박사모에 야단 좀 쳐라. 탄핵이 기각되어 다시 권력을 휘두를 때가 오리라는 꿈같은 생각은 제발 버리기 바란다. 이제 나이도 먹고 말년이 더 이상 불행해 져서는 너무 딱하지 않는가. 몸부림을 멈춰야 한다.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해야 한다. 자신으로 해서 국민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가. 그것이 박근혜가 해야 할 마지막 속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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