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촛불심장으로

헌법재판소 박한철 소장님. 이정미 재판관님. 김이수 재판관님. 이진성재판관님. 김창종 재판관님. 안창호 재판관님. 강일원 재판관님. 서기석 재판관님. 조용호 재판관님께 보내는 공개 편지

장헌권 목사(서정교회).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습니까?” 촛불 광장에서 외치는 민중들의 소리입니다.

어둠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 앉아 있는 사람에게 빛을 비추게하시고 우리의 발길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누가복음 1:79)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님을 비롯한 이정미 재판관님.김이수 재판관님.이진성 재판관님.김창종 재판관님. 안창호 재판관님. 강일원 재판관님. 서기석 재판관님. 조용호 재판괸님

차가운 날씨입니다. 탄핵심판의 역사적인 소명 앞에서 주말도 반납하시고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소장님을 비롯한 모든 재판관님들께 건강을 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의 역사는 전대미문의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습니다. 사욕에 눈먼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의 희생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뿌리 채 흔들고 민주공화국의 헌법을 철저히 유린했습니다.

공개적인 편지를 쓰고 있는 저는 광주 기독교 협의회 (NCC) 직전 회장입니다. 현재는 인권위원장과 광주 기독교 단체 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세월호를 비롯한 인권. 통일 운동 등 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을 위해서 노력 하고 있는 장헌권 목사(60세)입니다.

며칠전 광주 민중 항쟁 때 5월의 님들이 계신 망월동을 조용히 다녀 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광장에서는 촛불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명예혁명중입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 했습니다. 대통령 권한은 직무가 정지 되었습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소 갈무리

이제 촛불의 시선은 바로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님을 비롯한 8명의 재판관님께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면여부와 권한대행 체제의 유효기간 심판이 언제 정리되느냐에 국민들의 마음이 거기에 있습니다. 이제 재판소가 응답할 때입니다.

탄핵이후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그것도 100만명이 넘는 촛불이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소장님과 재판관님들께서 주지하시다시피 촛불의 힘으로 탄핵안을 통과 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춤을 추면서 기뻐했지요. 청와대 밤하늘 가른 폭죽을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만 정지된 것 뿐이지 아직도 대통령입니다.

촛불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범자들에 대한 처벌이 완전히 이뤄질 때 까지 촛불은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촛불이 횃불이 되며 들불이 될것입니다.

헌재의 조속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눈치를 보지 말고 옳음과 곧음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판단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대통령의 헌법 위반등 핵심만 심리하면 된다고 봅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면 안됩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피눈물”을 공개해서 동정을 유도하는 것에 판단이 흐려지면 안됩니다. 거듭 거듭 이야기 합니다.

지난 3일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 등장한 '박근혜 감옥'. ⓒ광주인

소장님과 재판관님들께서 신속한 심리로 국정공백과 혼란을 최소화 하는 것이 헌재에 주어진 사명입니다.

국민들의 정의 촛불을 보시고 양심을 가지고 헌법위반 사유만으로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해 농단한 헌법 위반 사항입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 우리나라 헌법을 새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제4장 제1절 대통령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 합니다.” 몇 번이곤 읽어 보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선서때 헌법을 준수한다고 약속한 것이 국민들에게 거짓말 한 것을 보게 됩니다.

지난 3일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 ⓒ함인호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서 수사할 특검이 밝혀야 할 내용만 봐도 거기에는 반헌법적인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미르. k스포츠 재단 772억원 강제모금 관련 박근혜 대통령 제3자 뇌물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순실 국정농단 방조 및 검찰 수사 인사개입.

정윤회 문건 검찰 부실 수사 의혹.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7시간 행적의혹.
주치의 허가 없는 약물 반입등 청와대 경호실 및 경호실장 조사.
최태민과 박대통령 관계의혹.
최순실 최순득 자매등 수천억원대 불법 축재의혹등 나열 할 수 없는 반인도적 반인간적 반 민족적 행태들입니다.

ⓒ광주인

박한철 소장님 그리고 재판관님.

신속한 심리와 판단을 해주시길 간곡하게 원합니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성경에 보면 솔로몬 재판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여인이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지요.
서로 양보가 없을 때 솔로몬은 아이를 반으로 잘라 나눠주도록 명령했지요.

사람들은 솔로몬을 비웃었습니다. 그때 두 여인중 하나는 자식을 향한 참사랑이 있어서 다른 여인에게 주라고 할 때 솔로몬은 판단을 한것입니다.

나라를 살리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나라를 위해서는 재판관님의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도 떠나야 합니다. 진보,보수 이런 입장은 의미가 없습니다. 단 한가지 대한민국의 헌법 앞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일 그것이 전부입니다. 참 재판관이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지혜로운 판단이 절대 필요 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너무도 가슴아프고 분노할일이어서 다시 이야기 합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한 꽃봉오리와 같은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304명의 국민이 수장 당하는 그 순간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해명도 없는 직무유기 헌법기관입니다.

또한 검찰 조사 결과 두 재단을 앞 세워 뇌물을 수수하거나 최순실 일가의 호가호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공모했습니다. 최소한 직권남용, 공무상의 비밀 누설 등 공범임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탄핵 가결 소식에 서로 얼싸안고 승리의 눈물을 흘리는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 이들은 이날 새벽 광주에서 시민들과 함께 버스 3대로 국회 앞으로 향했다. ⓒ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였습니다. 헌법수호가 필요할 때입니다. 뇌물 수수,부정부패 국익을 명백하게 해하는 행위를 한것입니다. 한마디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것입니다.

박한철 소장님과 다른 재판관님들께서 박근혜 피소추자의 억지 버티기에 함께하는 것은 역사와 국민앞에 또 다른 범죄가 되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파면 결정을 통해 헌법질서와 정치 질서를 회복 시켜는 일입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의 자리에서 추방을 빨리 할 수 록 우리나라는 정상적인 나라가 됩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세월호 참사에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 세월호 선체인양과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일입니다.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관계 협상을 모두 취소하는 일입니다.
일본정부와의 모든 군사협약을 취소하는 일입니다.
개성공단을 즉각 다시 열 수 있도록 북한정부와 협의하는 일입니다.
미군의 한반도에 사드배치 작전은 중단하는 일입니다.

ⓒ광주인

우리 역사를 왜곡시키는 국정교과서 발행을 즉시 중단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정권이 필요합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님을 비롯한 이정미 재판관님, 김이수 재판관님, 이진성 재판관님, 김창종 재판관님, 안창호 재판관님, 강일원 재판관님, 서기석 재판관님, 조용호 재판관님

재판관님들 국민의 분노와 저항의 촛불을 보십시오.
박대통령이 “국민의 믿음이 상실” 된 현실 하나만 가지고 중대성을 인정하시고 현명한 심판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에서 보는 것은 국민과 나라 보다는 권력을 동원한 국정농단입니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당장 하야 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결국 촛불의 저항으로 탄핵까지 된 마당입니다.

재판관님들의 책임있는 결정을 하시길 바랍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신속하게 옳은 판단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헌재가 응답할 때입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지난 10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7차 박근혜 퇴진 광주 시국 촛불대회에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 양 어머니(박은미)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인양"을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광주인ⓒ광주인
장헌권 목사(맨 왼쪽)가 지난 10일 광주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와(가운데)와 함께 '세월호 인양'을 호소하고 있다. ⓒ장헌권 목사 제공

역사의 전환점에 있는 우리나라가 부끄럽지 않는 나라가 되기위해서 헌재가 하는 판단은 너무도 막중하고 역사적인 일입니다.

장문의 편지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차가운 날씨에 모든 분들의 건강을 기도하면서 지혜로운 판단을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쓰면서 생각되는 성경말씀이 있습니다.

구약성경 아모스 예언자가 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내가 바라는 것은 정의다. 큰 바다 같은 정의!
내가 바라는 것은 공평이다. 강 같은 공평!
이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것, 내가 바라는 전부다.”
 

2016년 12월 14일 새벽시간 서정교회 예배당에서
장헌권 목사 올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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