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금남로에서 광화문까지
김황흠

 

노란 은행잎 우수수 떨어지는 거리
어두워지는 거리를 쌀쌀한 바람이 에워싸고
하나 둘 촛불이 켜진다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무더기를 이루고
사람 하나하나가 모여
더불어 살아나는 소리
최씨 국정농단에 무너진 나라
이게 나라냐!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소리와 소리가 어울려 차가운 밤을 덥힌다
광주 금남로에서, 부산 서면에서, 대구에서, 울산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우렁우렁한 소리로 메아리치네
새벽부터 저녁까지 뼈 빠지게 일해도
하루 벌어먹기 힘든 사람들
울분으로 켜켜이 쌓아 온 나라
돈 많은 놈들은 부정부패해도 잘만 살고
없이 사는 사람들은 뼈를 깍아도 오르지 못할 나무가 있는
그 나라에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칠흑 같은 어둠을 환하게 밝히네

 

3일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 ⓒ광주인

전남 장흥 생.
2008년 <<작가>>등단.
2015년 시집<<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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