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사상 최대규모 참여 .... 문재인 전 대표도 참석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을 발의한 날 광주 금남로는 최대규모인 10만 촛불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3일 오후 6시부터 열린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는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옛 광주은행 사거리까지 차도와 인도까지 남여노소 촛불시민들로 가득찼다.
특히 촛불집회를 찾은 광주시민들은 "'박근혜 3차 담화'가 탄핵과 사법처리를 피해가려는 '정치적 꼼수'"라며 반발했다. 또 "이날 새벽 국회에서 발의된 '박근혜 탄핵안'이 국민들의 열망대로 오는 9일 가결 돼야한다. 부결되면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들은 국회에서 탄핵안 발의를 앞두고 국민의당이 오락가락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호남의 촛불민심을 왜곡하면 광주시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 했다.
광주 촛불집회 사상 최대인파가 모인 6차시국대회는 백금렬. 지정남 씨가 공동사회를 맡아 시민 자유발언과 가수 김원중 씨의 노래 공연 등으로 '박근혜 퇴진', '박근혜 탄핵' 열기가 금남로를 뜨겁게 달궜다.
오후7시에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일제히 촛불과 핸드폰을 소등하는 상황극을 연출했으며, 주최 쪽이 마련한 '최창살 박근혜 감옥'은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하옥 시켜 놓아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2~3m 크기의 쇠창살 감옥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 새누리당, 재벌을 형상화한 인물들을 하옥시켜 놓았다.
이날 대회사를 한 증현 스님(박근혜퇴진 광주운동본부 공동대표)은 "부역정당, 공범정당 새누리당은 즉각 해체하라. 질서 있는 퇴진은 의미가 없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탄핵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조건 없는 즉각 퇴진과 국회 탄핵을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강성호(53. 광주 남구 주월동)씨는 "박근혜 3차 담화는 헛소리였다. 새누리당과 일부 정치권이 탄핵안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혹여 촛불열기가 떨어질까봐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다"면서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전 국민들의 촛불열기는 결국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쫒아 내고 새누리당의 탄핵 꼼수를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당도 이번 탄핵안 발의 과정에서 호남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 정당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국민의당은 광주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으려면 똑바로 하라"고 경고했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전남일원에서 촬영 중인 박기복 감독도 "스탭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금남로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적 꼼수로 버티지 말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 촛불을 왜곡하고 탄핵을 물타기하고 있는 새누리당도 당장 해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금남로 촛불집회는 10만 시민이 두개 팀으로 나뉘어 다시 금남로로 돌아오는 촛불대행진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시민들은 대행진 이후에도 금남로를 떠나지 않고 밤 10시까지 노래를 부르면서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금남로 촛불 집회에는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주최 쪽이 '정치인은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사회자가 시민들 속에 자리한 문 대표를 소개하자 깜짝 인사와 즉석연설을 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야당 국회의원 전원 사퇴한다는 각오로 탄핵을 가결하겠다. 만약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우리의 촛불이 국회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에 참석 전에 '옛 전남도청 지키기운동' 천막농성장을 찾았으며 이어 금남로 우리은행 앞에서 더민주당 광주시당이 진행한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끈질기게 촛불을 들어야 한다"며 "피의자 신분인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정을 계속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9일 국회에서 있는 탄핵 표결은 야당 의원으로는 가결이 조금 불투명하다. 국민들이 힘을 모아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민운동본부는 이날 투쟁기금은 5900여만원으로 지난 5차 2900여만원, 4차 2천600만원 보다 두 배 이상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는 최대규모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축제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박근혜 퇴진'과 국회에 박근혜 탄핵 가결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