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백만 촛불이 되기까지 
최기종

 

처음엔 세월호 유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치고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밝히라고 농성을 했다.

처음엔 용산 철거민들이
강제 철거 반대한다고 옥상에다 진을 쳤다.

처음엔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부당해고 철회하라고 옥쇄파업을 했다.

처음엔 20,30 청년 세대들이
우리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대자보를 붙였다.

처음엔 고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고
국가폭력 사과하라고 쇠사슬로 몸을 묶었다.

처음엔 4대강사업 저지 환경지키미들이
탐욕의 삽질 중단하라고 인간 띠를 이었다.

처음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집행, 성주 사드 배치 강행해서
처음엔 개성공단 폐쇄, 위안부 졸속 합의, 국정교과서 제작 밀어붙여서
그런 국정 폭주 어서 멈추라고 촛불을 들었다.

처음엔 최순실 국정논단에 이건 나라도 아니라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다 무너졌다고
광화문 광장의 백만 촛불이 되었다.

이렇게 처음이 모이고 모여서
횃불이 되고 물결이 되어서 청와대로 간다.

이렇게 처음이 우국이 되고 우국이 되어서
철옹성 성벽에다 무럭무럭 하야의 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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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 전남민예총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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