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들불
나종영 


세상을 불태워야 새로운 세상이 온다

불망우리 돌리며 들판을 달리던

그리운 얼굴아

달집을 사루어 이웃의 안녕을 빌던

마음 선한 사람들아

새로운 새벽을 위하여 너는 밑불이 되고

나는 숯불이 되자

너와 나, 우리 어깨를 기대고

어두운 세상 꺼지지 않는 광장의 촛불이 되자

세상을 바꾸는 횃불이 되고

요원의 들불이 되자

불꽃은 타오르고 강 건너 휘영청

둥근 달이 밝아온다

동트는 산마루 너머 뜨거운 바람이 분다

새벽은 세상을 불태우고 지나간

들불의 화엄 잿더미 속에서 온다

우리 모두 역사의 촛불을 들자.

 








광주출생.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신작시집 「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끝끝내 너는』(창작과비평사),『나는 상처를 사랑했네』(실천문학사) 등이 있음.
「시와 경제」,「 5월시」동인으로 활동. <문학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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